변호사 80여명, 정태수 전 한보회장 때문에 사무실 보증금 떼일처지

입력 1999.03.16 (21:00)

⊙ 김종진 앵커 :

서울 서초동 법원가 앞에서 개업중인 변호사 80여명이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 때문에 사무실 보증금을 모두 떼일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알아봤습니다. 정인성 기자입니다.


⊙ 정인성 기자 :

서울에서도 노른자위 지역인 서초동 법조타운에 있는 정보빌딩입니다. 그러나 4채 모두 경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소유주인 해주 정씨 종친회 측이 이 건물들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에게 담보로 제공하는 바람에 정씨의 거액 빚을 떠안게 됐기 때문입니다.


⊙ 해주 정씨 종친회 관계자 :

정태수 전 회장에게 담보 제공했죠.

- 정태수씨 때문에 지게된 채무는요?

300억 되죠.


⊙ 정인성 기자 :

또 정보빌딩 본관 건설공사를 맡았던 한보건설이 부도나는 바람에 다른 건설회사로 공사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100억원이 넘는 빚을 추가로 떠안게 됐습니다. 결국 돈을 받지 못한 채권자들은 건물 4채 모두에 대해 경매를 신청했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입주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경매 결과에 따라 보증금을 떼일 상황에 처하게 됐습니다. 현재 이들 건물에 입주해 있는 변호사는 170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전세권을 뒤늦게 설정했거나 아예 설정하지 못한 변호사 80여명은 보증금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특히 이 건물들 모두 상가 건물이어서 임대차 보호법의 혜택도 받을 수 없어 현재로서는 속수무책인 실정입니다.


⊙ 변호사 :

오히려 변호사들이 말이죠 자기 일에는 아주 소홀합니다.


⊙ 정인성 기자 :

법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자신 있는 변호사들이지만 모르쇠 정태수 전 회장에게는 모르는 사이에 당하고 만 셈입니다.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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