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달전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서 치료를 받았던 반달가슴곰이 오늘 방사될 예정입니다.
44개월 된 이 곰이 야생성이 사라지기 전에 자연으로 되돌려놓기로 한 겁니다.
보도에 황동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숨을 헐떡이며 나무밑에 누워있는 생명체.
가슴에 하얀선이 도드라진 숫컷 반달가슴곰, KM-53 입니다.
생후 3년 반쯤 되던 지난 5월,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시속 100㎞로 달리던 버스와 부딪혔습니다.
이 사고로, 왼쪽 앞다리가 부러졌고 먹이활동조차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수술대에 눕혀졌고, 부러진 뼈에 보조의료장치를 달고 재활치료까지 받았습니다.
석달이 넘도록 치료와 야생 적응기간을 거쳐 마침내 오늘낮에 방사됩니다.
환경부는 KM-53의 야생성이 사라지기 전에 방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경북 김천시에 있는 수도산을 방사지역으로 정했습니다.
당초 KM-53은 2015년 1월에 태어나 열달 뒤인 그해 10월에 지리산에 방사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두차례나 지리산을 탈출해 90여 킬로미터 떨어진 김천 수도산으로 이동했고, 포획된 뒤 다시 지리산으로 옮겨졌습니다.
되돌려진 이유는 곰과 사람 모두의 안전 때문이었습니다.
석달전 교통사고 당시에도 KM-53은 지리산을 벗어나 수도산 방면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이에따라 환경부는 KM-53의 이동이 지리산에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의 개체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분산과정으로 보고, 앞으로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인근 지역 주민을 상대로 설명회와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