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법적 근거 없는 호텔 ‘봉사료’…소비자 불만 쇄도

입력 2018.10.07 (21:24)

수정 2018.10.08 (07:43)

[앵커]

호텔에서 결제를 하면 요금과 부가세 외에 별도로 붙는 금액이 있죠,

바로 봉사료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팁문화가 없는데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1979년 한 신문기사입니다.

교통부가 '개별팁을 전면 금지한다'며 대신 요금의 10%를 봉사료로 받으라고 행정지시를 내립니다.

호텔 직원들이 팁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 고객들 불만이 쇄도해 생긴 일입니다.

그런데 40년 동안 받아돈 이 봉사료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봉사료가 불만입니다.

호텔 봉사료 속사정, 김용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5성급 호텔에서 식사를 주문했습니다.

식전 빵을 주고 물을 따라주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서비스는 없습니다.

총 결제금액엔 음식값과 부가세 그리고 서비스 10%, 봉사료가 붙습니다.

일부 호텔은 이런 봉사료가 없다고 말합니다.

[봉사료 안 받는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좋은 서비스는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로 봉사료는 포함 안 하고 있어요."]

명세서에 봉사료를 명시하는 호텔들은 주로 오래된 호텔.

최근 생긴 외국계 호텔이나 재개장한 호텔 등은 봉사료 항목이 없습니다.

호텔 예약 대행사이트에서 봉사료를 받지 않는다는 호텔을 예약해봤습니다.

최종 결제에 들어가니 객실요금과 부가세 외에 봉사료가 추가됩니다.

해당 사이트는 취재가 시작되자 전산 입력상 문제였다며 봉사료 항목을 삭제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봉사료'를 멋대로 표기하는 것이 소비자를 기만한다고 보고 있지만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호텔 이용객 : "아무래도 처음 페이지에 보인 금액으로 생각하고 결제하려고 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부가 금액이) 붙으면 어떨때 보면 황당하긴 하죠."]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법적 근거 없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봉사료 부과는 적절하지 않다는 유권해석을 내놨습니다.

법적 근거 없는 행정지시로 호텔이 의무적으로 봉사료를 부과하는 건 고객권리 침해라는 겁니다.

[김종석/국회 정무위원 : "봉사료 등 추가비용은 그 근거가 모호하고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기만 행위를 바로 잡을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호텔 예약사이트의 결제 금액 등 소비자 불만 건수는 해마다 급증해 지난해에는 13,000여 건, 올해 상반기에만 만 건에 육박합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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