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항공 주주총회 이후 재벌 총수에게 책임을 묻는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이 자진 사퇴했습니다.
잠시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거래가 전격 중단됐습니다.
회계법인 감사 과정에서 '적정' 판정을 못 받았기 때문입니다.
정정된 감사보고서에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9% 줄었고, 1,900억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나흘 뒤 거래는 재개됐지만 이번엔 신용 등급이 강등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등급이 내려가면 1조 원대 채무를 조기에 갚아야 합니다.
박삼구 회장은 결국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했습니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과 함께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박 회장은 산업은행에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박 회장과 회사의 시장신뢰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사퇴와 금호 측의 이행계획을 보고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다급하게 자진사퇴 카드를 내민 박 회장. 하지만 여전히 실질적 지주회사인 금호고속을 통해 아들과 공동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제일 우려되는 것은 '소나기만 피해 가자' 그래서 잠시 피해 있다가 다시 경영에 복귀하는 그런 시나리오인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시장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때문에 내일(29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주총에서 어떤 대책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두 회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정계 인사 4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