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결의에 찬물…조양호 대표이사직 상실에도 ‘경영권’, 문제는?

입력 2019.03.28 (21:27)

수정 2019.03.28 (21:53)

[앵커]

한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은 좀 다른 생각인가 봅니다.

대표이사직을 잃었지만, "경영권은 계속 행사하겠다"는 건데요.

도의적 문제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영권 박탈은 아니다."

이렇게 밝히며 기업 총수를 물러나게 한 주주들의 결의에 찬물을 끼얹은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오늘(28일)도 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는 입장은 그대로라고 밝혔습니다.

또 어떻게 경영권을 행사할지 구체적 절차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조 회장의 이런 '으름장'은 당장 기업 가치에는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어제(27일) 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잃었다는 발표 직후 대한항공 주가는 5% 넘게 올랐지만, "경영권 박탈은 아니라"는 대한항공 입장이 나오자 상승 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오늘(28일)은 "지배구조가 바뀌지 않고 총수 영향력이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에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안상희/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 :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내지는 일감몰아주기를 좀 그나마 견제할 수 있는 게 '내부 거래 자치위원회'거든요. (대한항공은) 그런 것조차도 지금 없어서."]

참여연대는 조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경영권을 행사한다면 배임 혐의로 고발한다는 입장입니다.

[김경률/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이미 기업가치 훼손이란 이유로 주총장에서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회장을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권을 부여하겠다는 자체를 배임행위라고 보고요."]

국내 10대 그룹 총수일가의 등기 임원 등재율은 불과 12%.

그동안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어온 재벌들의 미등기 임원 경영이 자격 미달 판정을 받은 총수의 경영권 연명에까지 악용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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