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선, 테러가 승부 바��다

입력 2004.03.15 (21: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스페인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야당이 승리했습니다.
선거 직전에 터진 열차폭탄 테러가 이라크전쟁을 지지했던 집권당에 패배를 안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마드리드에서 한상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스페인 야당 사회노동당이 집권 국민당을 눌렀습니다.
줄곧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은 예상밖의 승리였습니다.
164석과 148석, 16석 차이의 역전승이었습니다.
⊙자파테로(스페인 차기 수상): 스페인 국민들은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기자: 선거 일주일 전까지만해도 집권 국민당의 승리는 확실시됐습니다.
선거 종반까지 뚜렷한 쟁점도 없었습니다.
⊙테러 당시 통화: 열차 안에 폭탄이 있어요. 도와 주세요!
⊙기자: 선거 사흘 전에 일어난 유럽 사상 최악의 열차 연쇄 폭탄테러는 민심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더구나 알 카에다와의 연계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라크전을 지지한 집권당에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때마침 투표 직전에 발견된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알 카에다 테이프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스페인 유권자: 집권 국민당은 이번 테러 사건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합니다.
⊙스페인 유권자: 사회당이 테러 사건 덕을 본 것 같아요.
⊙기자: 이라크전에 반대하며 역전승을 거둔 사회당은 당장 오는 6월까지 스페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게다가 미국 편을 들어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했던 유럽 국가가 선거에 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오는 20일 이라크전 개전 1주년을 앞두고 여전히 수렁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스페인 총선 결과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첫 선거 심판이라며 부시 행정부에게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라크전에서의 미국 지지와 그로 인한 테러 피해로 집권당이 패배한 스페인의 사례가 실제로 올 연말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얼마나 영향을 줄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KBS뉴스 한상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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