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리비아에서는 여전히 구조가 진행되고 있지만 상황이 열악합니다.
하루 만에 사망자가 대폭 수정되는 등 인명피해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가운데 피해가 가장 큰 데르나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당국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우수경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대홍수가 휩쓸고 간 지역은 여전히 참혹합니다.
가장 애가 타는 건 실종자 가족들입니다.
무너진 건물 사이를 다니며 직접 잔해를 들춰보지만, 어디에도 가족들은 없습니다.
[사브린 브릴/생존자 : "동생 하킴과 그 아내, 신이시여, 나의 가족들 모두 어딨나요?"]
절박한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망자 수 집계조차 오락가락할 만큼 상황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유엔은 이번 홍수로 당초 데르나에서 만 천 3백 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가 3천 9백여 명으로 대폭 수정했습니다.
실종자는 9천 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모하메드 압델 와히드/리비아 대령 : "(사망자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집계가 불가능합니다. 희생자들이 거기(건물)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잔해 속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구호 물품이 속속 현지 도착하고 임시 병원도 세워졌지만, 생존자 모두에게 닿기는 역부족입니다.
특히 식수원이 오염돼 전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리비아는 오랜 내전으로 곳곳에 지뢰가 묻혀 있는데 이번 홍수로 지뢰가 떠내려와 추가 인명피해가 우려된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리비아 국민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습니다.
[데르나 주민 : "모든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고 구속하기를 요구합니다. 자격도 없으면서 시를 책임졌던 공무원들, 그리고 시민들에게 거절당하고도 임명된 사람들 말입니다."]
시위에는 데르나 시민 수 백명이 모여 신속한 원인 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자료조사:최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