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의 척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 1년 반 사이에 1명의 의사에게서 수술 받은 5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유가족들은 수술 직후 환자 상태가 악화해 대학병원 이송을 요청했지만 의사가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입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환자 가족이 불안하게 서성이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실려나온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대구 한 척추 전문병원에서 디스크 수술을 받은 고 박명문 씨로, 수술 4시간 뒤 심정지가 온 겁니다.
유가족은 수술 직후 발작 등이 일어나 곧바로 이송을 요구했지만, 집도의 A 씨가 거부했다고 주장합니다.
[고 박명문 씨 유가족 : "수술한 의사가 (환자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알지, 다른 의사들은 더 혼란스러우니까 자기를 믿고 기다려 달라. 환자가 나아지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수술 당시 박 씨 척수가 찢어져 척수액이 새는데도 A씨가 조치 없이 봉합했다는 말이 의료진에게서 나왔습니다.
박 씨에 대한 국과수 부검에서도 '수술 중 척수 손상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6월 숨진 다른 환자 유족 역시, 수술 직후 발작을 일으키는데도, 의사가 큰 병원으로 이송을 지체해 숨졌다고 주장합니다.
[사망 환자 유가족/음성변조 : "1시간 반이 넘도록 사람이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데, 즉각 전원 조치 하지 않아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된 게 정말 화가 납니다."]
1년 반동안 A씨에게서 비슷한 수술을 받은 뒤 숨지거나 장애를 입은 환자는 모두 5명에 이릅니다.
미국 등과 달리 국내에선 의사의 사고 이력을 환자가 알 수 없습니다.
[강태언/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 : "우리나라는 그런 규정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사들이 자기를 PR(홍보)할 목적의 경력, 이력만 알리고 있는."]
의사 A 씨는 KBS의 반론 요청에 '의료사고로 드러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