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태권도 주정훈 투혼의 동메달…“이제 할머니 만나러 갑니다!”

입력 2024.09.01 (21:35)

수정 2024.09.01 (22:48)

[앵커]

파리 패럴림픽에서 장애인 태권도의 간판 주정훈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고도 투혼의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주정훈은 오른손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돌아가신 할머니께 영광의 메달을 바쳤습니다.

파리에서 박선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주정훈은 준결승에서 7대 0으로 크게 앞서다가 추격을 허용했습니다.

연장 접전 끝에 10대 8로 역전패한 충격에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주정훈은 마음을 추스르고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습니다.

주정훈은 화려한 발차기 기술을 뽐내며 상대를 압도했습니다.

7대 1 완승으로 도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메달의 기쁨에도 주정훈은 8강전 도중 입은 골반 부상 탓인지 제대로 걷지 못하고 다리를 절뚝였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부축을 받고 시상대에 오를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지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은 감독 덕분에 참고 뛰었다며 울컥했습니다.

[주정훈/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 : "제 메달(이라기)보다는 같은 팀 지도자분들이 만들어 주신 (메달) 같습니다."]

주정훈은 두 살 때 할머니 댁에서 소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넣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주정훈은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다 지난 2021년 돌아가신 할머니께 값진 메달을 바쳤습니다.

[주정훈/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 : "할머니 손자는 지금 잘 커서 태권도로는 전 세계 3등을 하고 있으니깐 거기서는 손자 자랑 많이 하고 맛있는 거 많이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힘을 쏟아낸 주정훈은 메달을 들고 할머니 묘소를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박선우입니다.

촬영기자:김용모/영상편집: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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