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소동 ’10대 강도, 시민 협조로 검거

입력 2005.11.30 (20:46)

<앵커 멘트>

오늘 새벽 도심에서 택시 기사를 흉기로 찌른 뒤 자살 소동을 벌인 10대가 주위에 있던 시민들의 기지로 경찰에 붙잡였습니다.

차세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청년이 고가 차도 위에 위태롭게 서있습니다.

한 발짝만 잘못 내디뎌도 수십 미터 아래로 떨어질 상황.

청년은 흉기를 휘두르며 경찰의 접근을 막습니다.

만약에 대비해 보호 매트가 깔리고, 고가 위에선 설득 작업이 벌어집니다.

<녹취> 경찰 : "이리 내려와요. 그쪽으로 안갈테니까, 이리 내려와요. 안 가. 안 가."

<녹취> "아저씨가 가면 내려갈테니까."

잠시 뒤 경찰이 소화기를 뿌리며 청년을 붙잡았고, 1시간의 자살 소동도 끝이 났습니다.

<녹취> 경찰 : "(용의자가) 상당히 흥분된 상태에서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설득이 힘들겠다.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고, 범인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소동을 벌인 사람은 올해 19살의 한모 씨.

택시를 타고 가던 한 씨는 갑자기 강도로 돌변해 택시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택시 기사의 급박한 비명에 시민들의 기지가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택시가 급정거하자 한 씨가 도망치기 시작했고, 그 앞을 뒤따르던 택시가 막아섭니다. 그 사이 트럭이 옆면과 뒷면을 에워쌉니다.

<인터뷰> 차상모(택시 운전사) : "택시를 하다 보니까 밤에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요. 많이 일어나다 보니 무슨 일 있으면 꼭 잡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인터뷰> 이경석(트럭 운전사) : "범인을 잡아야 겠다는 생각 만으로 유기적으로 협조를 했던 거죠."

지난해 10월 소년원에서 퇴소한 한 씨는 어머니가 숨진 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모 씨(피의자) : "어머니가 작년 12월에 돌아가시고 내일 모레가 1년이 되는 날인데, 그 1년이 나한테 힘들어서 그랬습니다."

새벽 도심의 택시 강도, 시민들의 침착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빛난 순간이었습니다.

KBS 뉴스 차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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