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확산

입력 2005.11.30 (20:46)

<앵커 멘트>

방에 틀어박혀 제대로 먹지도 않고, 씻지도 않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가 우리 청소년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앞서 이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주변인들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공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8년 전부터 밖에도 나가지 않고 거의 집안에서만 생활해 온 박모 씨.

대학 졸업 뒤 유학에 실패하고 취업문이 막히면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녹취> 박모 씨(8년 집안 거주) : "어머님을 폭행하다든가, 욕을 한다든가, 정신적으로 상당히 무기력해지고, 우울증이 심해지면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틀어박히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집안에서만 생활하면서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대화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은둔형 외톨이'가 국민의 1%인 130만 명에 육박하면서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일본.

방에서만 살던 소년이 모교의 교사를 찾아가 살해하고, 심지어 부모를 살해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녹취> "이 사건은 오사카 네야가와시의 초등학교에 졸업생인 17세의 소년이 침입하여 교직원 3명을 흉기로 찌르고 교원 카모자키 미치아키씨가 사망하고 여성 교원 두명이 중상을 입은 일입니다."

<인터뷰> 무타 타케오(교육상담가) : "일본과 한국 모두 문화적 배경이 매우 비슷해서 은둔형 외톨이들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겁니다. 은둔자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큰 사회문제가 될 겁니다."

우리나라도 은둔형 외톨이가 많게는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청소년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청소년위원회는 대화상대가 1명 이하이고, 학교도 가지 않고 컴퓨터만 상대하는 `은둔형 외톨이 위험군' 고교생이 43,00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아예 학업까지 포기한 '고위험군' 고교생도 5,6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집단 따돌림과 치열한 입시, 좁은 취업문 등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인터뷰> 장미경(청소년상담원 상담교수) : "처음에는 가정적인 문제가 불거지는데 길게 보면 사회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문제가 돼 주목해야 합니다."

예방과 재기를 위해선 스스로 극복하려는 용기와 주변인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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