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KBS가 보도한 2천억 원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구리 전세 사기 사건'의 주범이 오늘(2일)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은 아직도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했다며, 피해 구제를 호소했습니다.
여소연 기잡니다.
[리포트]
3년 전 A 씨는 보증금 1억 4천만 원에 인천의 한 원룸을 전세 계약했습니다.
집주인이 보증 보험에 가입했단 중개인의 말을 믿었지만, 알고 보니 '바지 임대인'이었고 실제 집 주인은 전세 사기 총책인 고 모 씨였습니다.
[A 씨/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나라에서 면허를 준 공인중개사잖아요. 알고 보니까 보증 보험 가입이 거절됐었더라고요."]
고 씨와 임대인, 중개인 등 28명은 전세 보증금 2천4백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년 반에 걸친 재판 끝에, 법원은 고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고 씨는 237회에 걸쳐 보증금 586억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가 인정됐고, 바지 임대인 등 8명도 사기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3월에서 8년이 선고됐습니다.
중개사 7명은 계약 건수에 따라 벌금 290만 원에서 1,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공인중개사는 벌금 3백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자격이 취소됩니다.
주범에게 사기죄 법정 최고형이 선고됐지만 피해자들은 아직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상 명령도 신청해 뒀지만, 피고인이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로 받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A 씨/전세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제 스스로 변호사 선임해서 소송하고 좀 각자도생하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대출 이자는 대출 이자대로 나오니까 그대로 부담도 되고…."]
최근 국회에서는 전세 사기 피해자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이유리/그래픽: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