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일흔 여섯의 한국무용 대가 국수호와, 갓 40대에 접어든 현대무용가 김재덕이 함께 새로운 무대를 선보입니다.
36살 나이 차, 전혀 다른 장르의 두 무용가가 한국의 사계절을 몸짓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두운 무대 위, 몸을 웅크린 무용수들.
땅속 씨앗이 싹을 틔우듯 조심스러운 움직임과 함께 봄이 찾아옵니다.
경쾌한 여름을 지나, 가을로 넘어오자 강강술래와 부채춤이 펼쳐지고, 검은 천을 휘두르는 역동적 몸짓은 매서운 겨울에 맞선 분투를 보여줍니다.
한국의 사계절을 몸짓으로 풀어낸 서울시무용단의 새 공연입니다.
이 무대를 구상한 건 76살의 한국 전통춤 대가 '국수호'와 40살의 현대무용 안무가 '김재덕'.
[국수호/안무가 : "제 춤은 젊었으면 좋겠고, 미래지향적인 한국의 춤으로 뭔가 정리를 해가면서 또 창작을 해가면서 각오를 다지는 찰나였는데…."]
두 무용가의 공동 창작 결과로 리듬을 강조한 현대 음악에는 우리 전통 악기의 선율이 더해졌고, 국수호의 춤사위에는 김재덕의 추상적 움직임이 스며들었습니다.
무대 장치와 의상의 색을 최소화해 오로지 움직임으로만 사계를 표현하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김재덕/안무가 : "(국수호 무용가와) 완전한 반대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서로 헤아리는 방법을 찾다 보니 완전 말랑말랑해지고 그때서야 선생님이 원하시는 것들이 모두 보이더라고요…."]
장르를 넘어 나이의 장벽까지 뛰어넘은 두 사람,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한국 무용계에 새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유지영/영상제공:세종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