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일벗은 북한 ‘폭풍군단’…‘러시아 파병군 명단’ 분석해보니

입력 2024.12.27 (21:54)

수정 2024.12.27 (22:20)

[앵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유류품에서 확인한 파견 군인 명단을 저희 KBS가 확보했습니다.

이 명단에서 가장 어린 군인은 열여덟 살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북한군 나이는 물론, 파병 부대가 어떻게 조직돼 운용되고 있는지, 명단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군이 작성한 거로 추정되는 자필 메모입니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지난주 우크라이나 군이 확보한걸 KBS가 입수했습니다.

제목은 2소대 2조 상세 명단, 소대의 하위 조직이 '분대'가 아니라 '조'인 건 '폭풍군단' 같은 북한 특수부대의 특징입니다.

다만 적혀있는 조원 9명 전원이 폭풍군단 소속은 아니고, 일반 보병을 급히 충원해 조를 구성한 거로 추정됩니다.

조원의 평균 나이는 21세로, 가장 어린 군인은 2006년생, 18살에 불과한데, 이들을 베테랑 군인들로 구성된 폭풍군단 소속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이중구/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폭풍군단 일부와 일부 보병으로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군경력 7년의 조장이 새롭게 구성된 조원들을 파악하기 위해 명단을 적어둔 거로 보입니다."]

명단에는 조원 9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입대일자와 주소 등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피형, 즉 혈액형과 무기번호, 즉 지급된 총기번호 역시 함께 기재돼 있습니다.

집 주소는 평양, 개성, 강원도 등으로 다양한데, 함경남북도 출신이 없는 점이 눈에 띕니다.

부모의 이름과 직업, 전화번호까지 상세히 적은 건, 이들이 탈영하거나 사고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거로 보입니다.

[강윤철/전 북한 군인/2016년 탈북 : "탈영하게 되면 중대장들이 그걸 알아야 빨리 처리해서 그 사람을 또 잡아 올 수도 있고 또 부모들한테 연락 줄 수도 있고…."]

이 명단은 북한군이 10명 내외의 소규모로 러시아 편성부대에 들어가 작전 통제를 받으며, 제한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단 걸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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