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尹 편지에 “진영 간 충돌 우려”·“부끄럽고 비겁한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싸우겠다'는 편지를 보낸 것을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진영 간 충돌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오늘(2일) 비상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낼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도 "진영 간 충돌까지 우려하는 상황은 자제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본적으로 법 집행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어느 국민 누구도 예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예민하고 민감한 시기지만, 사회 갈등을 야기하는 형태로 가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국이 양 진영으로 극렬하게 나뉘어서 사회 갈등이 아주 심화하는 그런 과정"이라며 "사회가 극단적으로 갈려서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하는 상황은 자제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편지 내용에 대해선 "대통령 입장에서 본인 때문에 벌어진 일 때문에 지지자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일 수도 있고 뒷부분은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부분도 있지만 하나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극단으로 갈린 상황들이 물리적 충돌이나 이런 부분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는 게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도 오늘 SBS 라디오에 출연해 "편지로 인해 진영 간의 충돌, 실제 국민들 간의 충돌이 이어질까 봐 그 부분이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편지가) 양 진영의 국민들이 충돌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돼 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부끄럽고 비겁한 대통령"이라는 거센 비판도 나왔습니다.

김상욱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무섭고 막막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말도 안 되는 변명과 말장난, 거짓말, 그리고 갈라치기, 말 바꾸기, 그리고 또 '법꾸라지' 같은 행동을 그만하셨으면 한다"며 "부끄럽고 비겁한 대통령"이라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본인께서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시겠다고 하셨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핑계, 특히 법원에서 판단할 여러 가지 일들을 핑계로 나가지 않는다. 비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에)수사권이 있다 없다, 물론 그런 말씀을 하실 수도 있다"면서도, "수사라고 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것이지 거기에 대한 법적 판단은 추후에 법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대통령이 최소한의 품격, 체통 이런 걸 지키고 또 양쪽 시위자들이 충돌하지 않도록,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그런 책임은 최소한 있는 것"이라며 "(편지는)완전히 태극기 시위대들 보고 체포영장 발부 막아달라고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체통과 품격 이거를 버리느냐"며 "자진 출두를 하셔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의 편지에 대한 공개 발언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편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수석대변인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고,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