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테러 대비’라더니…‘충성 장군’들의 물밑 계엄 준비

입력 2025.01.04 (21:17)

수정 2025.01.04 (21:44)

[앵커]

계엄 선포 당시 특전사를 비롯한 정예 병력이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요.

검찰은 일부 군 수뇌부가 북한의 테러나 도발 가능성을 이유로 계엄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 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태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동석한 군 장성 4명을 가리켜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 이라고 말했습니다.

4명은 바로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강호필 당시 합참 차장이었는데, 3명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북한 도발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계엄 준비를 일사분란하게 해 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곽 사령관은 계엄 전날 부하들에게 "북한이 한국 내 동조세력을 동원해 도발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비살상무기를 이용한 진압 작전을 준비하자'고 지시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계엄 당일 오후엔 헬기 12대를 대기시켜놓기도 했습니다.

여 사령관과 이 사령관 역시 북한의 오물풍선이나 도발 가능성을 이유로 간부들에게 준비태세 강화를 강조하며 계엄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 당시 전군 주요 지휘관에게 자기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항명죄로 처벌하겠다고 말한 내용도 검찰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여든 세 쪽 분량의 김 전 장관 공소장엔 '대통령'이란 단어가 백 마흔 한 차례 나오는데, 당사자인 김 전 장관보다도 더 많이 언급돼 검찰은 계엄 사태의 정점이 윤 대통령이란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KBS 뉴스 김태훈입니다.

촬영기자:유현우/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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