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1차장 “‘싹 다 정리’ 윤 지시에 간첩단 사건인 줄”

입력 2025.01.22 (16:27)

수정 2025.01.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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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싹 다 정리하라"는 지시가 간첩을 잡아들이라는 뜻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오늘(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계엄 선포 전후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오후 8시 22분쯤 윤 대통령이 전화해 "한두 시간 후에 중요하게 전달할 사항이 있으니 대기하라"고 말했고, 이후 대기하던 중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TV를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10시 53분쯤 윤 대통령이 다시 전화해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고 말했다며, "목적어가 없어 국내에 장기 암약하던 간첩단 사건을 적발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홍 전 차장은 이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한 뒤에서야 윤 대통령의 지시가 '정치인 체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장원 전 차장은 '자신이 대통령에게 직접 지시를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저도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여쭤보고 싶다"며 "저도 길 가다가 차에 치이거나, 지나가다 떨어지는 돌에 맞은 거 같다, 왜 저한테 전화하셨나"라고 말했습니다.

홍장원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뒤인 지난달 6일, 국회 정보위에서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면담을 하면서 '군사 개입'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고드렸다고도 밝혔습니다.

홍 전 차장은 "12월 6일 정보위원장실에서 정보위원장과 여야 정보위 간사에게 12·3 비상계엄 관련 부분에 대한 상황 설명을 드렸다"며 "그러면서 (개인) 추정이자 판단이지, 정보 보고에 근거한 게 아니지만 정보 관료로서 오랜 경험상 최근 상황을 판단해 보니 2차 계엄, 계엄까지는 아니더라도 2차 군사 개입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보고드렸다"고 말했습니다.

■ 조태용·홍장원 '보고' 두고 충돌

홍 전 차장은 또 정치인 체포와 관련해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고도 거듭 주장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대통령께서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라고는 보고하지 않았다"면서도 "정황상 관련된 보고를 드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1시 6분에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하고 11시 30분에 원장님께서 지시하셔서 집무실에서 긴급 정무직 회의가 열리는데 방첩사한테 받은 내용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말씀 안 드릴 수 있겠냐"고 주장했습니다.

홍장원 전 차장은 "방첩사에서 지금 이재명·한동훈 잡으러 다닌다고 한다고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말했더니 의외의 답을 받았다"며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였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원장님 최소한의 업무 방향이나 지침을 주셔야죠'라고 하니, 일어나서 가버렸다"며 "더 이상 보고드릴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홍 전 차장의 주장이 사실인지 묻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질의에 조 원장은 "저한테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제 명예를 걸고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과)면담할 때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여라고 (했다고 홍 전 차장이) 말한 적 없다"며 "그 얘기를 전혀 못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방첩사가 정치인들을 체포하러 다닌다는 말도 안 했고, 정치인들을 누가 잡으러 다닐지 모르겠다, 대통령 전화 얘기, 이 사이에 두세 가지 얘기가 껴있다"며 "(홍 전 차장이) 띄워놓고 얘기한 거라는 걸 분명 말씀드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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