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출생 위기 속에 요즘 문을 닫는 학교가 급증하고 있죠.
그런데 유명 학군이나 신도시 학교들은 오히려 학생들이 너무 몰려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주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교문을 빠져나옵니다.
한꺼번에 몰리지 않게 하기 위해 학년 별로 귀가하고, 급식도 3번에 나눠 운영됩니다.
[차주원/초등학교 4학년 : "한 반에 33명씩 있어요. (급식을) 일찍 먹는 날과 늦게 먹는 날과 중간으로 먹는 날을 나눠서 해요."]
이 학교 전교생은 천7백여 명, 학급당 학생 수는 30명이 넘습니다.
이처럼 서울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과밀 학급 기준인 28명을 넘는 초등학교는 63곳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18곳이 인기 학군지인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려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구 안에서도 학교 양극화가 드러납니다.
강서구 마곡지구의 이 초등학교는 주변에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학생 수가 급증했습니다.
학기마다 방과후, 돌봄 추첨 경쟁이 치열합니다.
[초등학교 학부모 : "(학생 수가) 워낙 많고, 정해진 수가 있으니까 (방과 후 수업은) 무조건 추첨이거든요. 그 과목을 또 듣고 싶어도 안 뽑히면 못 듣고…."]
마곡지구에서 멀지 않은 이 초등학교는 구축 아파트 단지에 학생 수가 줄면서 5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학교도 학급당 학생 수가 12.5명에 불과합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신혼부부들도 여기서 거주하시다가 학군 찾아서 이사를 가시고요. 문구점도 2개나 있었는데 다 없어졌고. 수학학원 없어졌고, 저쪽은 영어학원 없어졌고요."]
저출생이 심각한데도 인기 학군지 쏠림 현상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두드러집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는 60%가 넘는 중고등학교가 과밀 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 박준영/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이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