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하게 됐지만, 정상회담 불발에 이어 대표단 만남까지 연기되며 시작부터 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측 협상단 수석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어제 텔레그램을 통해 “내일(16일) 아침 정확히 오전 10시부터 우크라이나 측이 회담을 위해 도착하길 기다릴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 대표단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우크라이나와 조건 없는 양자 회담을 하려고 오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시각 오늘 오전 10시부터 회담을 시작한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해 정한 일정인지, 러시아 측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것인지는 당장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타스 통신은 전날 협상이 현지 시각 오늘 오전 10시(한국 시각 오후 4시) 시작된다고 러시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었습니다. 그러나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는 텔레그램에 “(오전 10시) 회담 시작은 계획되지 않았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부인했었습니다.
16일 회담조차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튀르키예 외무부의 온주 케젤리 대변인은 16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대화가 성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불행히도 (러시아는) 이번 협상에 충분히 진지하지 않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우리 대표단을 이스탄불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전날 오후 이스탄불에 도착한다고 외신들이 전한 바 있습니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협상 테이블이 열리더라도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보여주기’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대표단의 임무가 휴전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번 대화가 2022년 중단된 협상의 연장선에 있으며 ‘장기적 평화 구축’이 목표라고 말해왔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