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중재자를 자임하고 나섰습니다.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보이는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베를린 송영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지 시각 16일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을 중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1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러시아는 이 위기(이스라엘-이란 충돌)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소위 이란 관련 문서(핵 협상)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이란 모두와 우호적 관계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두 나라 정상과 잇따라 통화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 같은 러시아의 행보는 중동 갈등 해결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이 중동의 중재자로 자임한 그 순간에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비난했습니다.
G7 정상회의에서 현재 60달러 선인 러시아산 원유 거래 가격 상한선을 절반으로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G7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푸틴을 막기 위해 우리 모두가 어떤 압력을 가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푸틴이 전쟁을 멈추고 불길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과 미사일 위협 탓에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러시아에 수용할 수 있다는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영상편집:김은주/자료조사: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