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항에 수백억원을 들여서 새로 지은 국제여객터미널이 수요예측을 제대로 못해서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새로 건설된 부두와 터미널이 너무 작게 지어지는 바람에 규모가 큰 국제여객선들은 아예 정박이 불가능한 형편입니다.
박전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지난 88년에 지어진 임시 가건물입니다.
입국장이 너무 좁아 시장판을 방불케 합니다.
지난 4월 완공된 새 터미널입니다.
한계에 다달은 현 터미널을 대체하기 위해 해양수산부가 민자 400억원을 유치해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5년 만에 완공된 이 터미널은 지금 반신불구의 상태가 됐습니다.
정부 예산 300억원을 들여 건설한 새 부두가 턱없이 작기 때문입니다.
새 여객터미널에 건설된 부두입니다.
길이가 너무 짧고 수심이 얕아서 1만 5000톤급 이상의 대형 여객선은 접안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 가운데 절반이 부두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특히 2만 6000톤급 천인 2호 등 두 척은 배 길이만 해도 186m.
안전한 접안을 위해서는 부두 길이가 최소한 246m는 돼야 합니다.
그러나 새 부두의 길이는 최대 200m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천 해양수산청 직원: 여객선이 그렇게 대형화 될 줄 몰랐어요. 중국항로가 짧아서요.
⊙기자: 문제는 오는 10월, 새 터미널에서 업무가 시작될 경우입니다.
대형 여객선편으로 현 터미널에 도착한 승객과 화물들이 5km나 떨어져 있는 새 터미널로 모두 이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천 해양수산청 직원: 화물차도 많이 다녀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비보세구역이라 보안도 신경써야 하고...
⊙기자: 해양수산청은 이에 따라 두 곳 모두에서 입국절차를 밟게 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세관과 출입국 관리소 등 유관 기관들의 사정은 간단치 않습니다.
⊙인천세관 직원: 장비, 인원 모두 2배로 들거 아닙니까? 어디서 그 예산을 따냅니까?
⊙기자: 더구나 새 터미널의 수용능력이 형편없이 떨어지자 해양수산청은 또다시 60여 억원을 추가로 들여 현 터미널을 뜯어 고칠 계획을 세웠습니다.
주먹구구식의 항만행정, 국민들의 혈세가 새고 있는 현장입니다.
KBS뉴스 박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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