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으로 만난 딸

입력 2000.08.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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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러면 여기서 평양의 모습을 담은 가상현실 스튜디오를 연결해서 평양에서 들어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정세진 아나운서!
⊙기자: 네, 이곳은 평양 가상 스튜디오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오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면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평양 시가지 모습입니다.
평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더욱 생생하게 전해 드리기 위해서 평양시내를 배경으로 가상 스튜디오를 꾸며 봤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평양에서 이루어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소식,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어머니 보고 싶었어요, 왜 이제 오셨습니까?딸의 통곡과 어머니의 오열은 평양 고려호텔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김호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인터뷰: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었어요, 어머니...
⊙기자: 기억할 수 없는 어머니의 얼굴.
그리고 아가의 모습으로만 남아 있는 딸에 대한 기억. 모녀는 마침내 바닥으로 쓰러져 부둥켜 안고 오열했습니다.
1946년 네살난 딸을 황해도 친정에 두고 남편과 춘천으로 온 뒤 전쟁이 터져 생이별을 한 79살 김장녀 할머니는 딸의 울부짖음에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기억에도 없는 어머니의 얼굴이지만 살아생전 소원이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었다는 딸 앞에 김 할머니는 미안하다,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느냐는 말만 되풀이했고 딸은 이어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키워준 삼촌마저 세상을 떴다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헤어질 당시 딸과 함께 두고 온 아들의 안부를 묻자 오빠는 전쟁 중에 죽었다며 딸은 또 한차례 오열했고 순간 김 할머니는 망연자실했습니다.
함께 월남한 남편마저 15년 전에 세상을 뜬 뒤 홀몸으로 살아온 김 할머니에게 딸은 54년 만에 새롭게 찾은 혈육이었습니다.
부둥켜 안고 통곡을 한들 이산의 아픔이 온전하게 치유되기는 어렵겠지만 분단에서 화해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이들에게 오늘 밤은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평양에서 공동 취재단 김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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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몸으로 만난 딸
    • 입력 2000-08-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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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러면 여기서 평양의 모습을 담은 가상현실 스튜디오를 연결해서 평양에서 들어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정세진 아나운서! ⊙기자: 네, 이곳은 평양 가상 스튜디오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오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면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평양 시가지 모습입니다. 평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더욱 생생하게 전해 드리기 위해서 평양시내를 배경으로 가상 스튜디오를 꾸며 봤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평양에서 이루어진 남북 이산가족 상봉소식,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어머니 보고 싶었어요, 왜 이제 오셨습니까?딸의 통곡과 어머니의 오열은 평양 고려호텔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김호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인터뷰: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었어요, 어머니... ⊙기자: 기억할 수 없는 어머니의 얼굴. 그리고 아가의 모습으로만 남아 있는 딸에 대한 기억. 모녀는 마침내 바닥으로 쓰러져 부둥켜 안고 오열했습니다. 1946년 네살난 딸을 황해도 친정에 두고 남편과 춘천으로 온 뒤 전쟁이 터져 생이별을 한 79살 김장녀 할머니는 딸의 울부짖음에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기억에도 없는 어머니의 얼굴이지만 살아생전 소원이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었다는 딸 앞에 김 할머니는 미안하다,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느냐는 말만 되풀이했고 딸은 이어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키워준 삼촌마저 세상을 떴다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헤어질 당시 딸과 함께 두고 온 아들의 안부를 묻자 오빠는 전쟁 중에 죽었다며 딸은 또 한차례 오열했고 순간 김 할머니는 망연자실했습니다. 함께 월남한 남편마저 15년 전에 세상을 뜬 뒤 홀몸으로 살아온 김 할머니에게 딸은 54년 만에 새롭게 찾은 혈육이었습니다. 부둥켜 안고 통곡을 한들 이산의 아픔이 온전하게 치유되기는 어렵겠지만 분단에서 화해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이들에게 오늘 밤은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평양에서 공동 취재단 김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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