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었다

입력 2000.08.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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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평양을 방문한 이산가족들 중에는 도저히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은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혈육을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길을 떠난 이들은 드디어 반세기 동안 맺힌 한을 풀었습니다.
유영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관절염으로 움직일 수 없어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들어선 70살 김금자 할머니.
깊게 패인 주름, 검던 머리는 반백으로 변했지만 북쪽 언니들은 어여뻤던 여동생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반세기가 흘렀지만 김금자 할머니는 언니들 앞에서는 다시 응석 많은 여동생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나고 싶어 했던 오빠는 고혈압으로 상봉장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김 할머니가 흥남부두를 떠나 올 때 몇 밤만 자면 오냐고 칭얼대던 남동생이 3년 전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세 자매는 다시 한번 오열합니다.
방문자 중 최고령자인 91살 김정호 할아버지. 꿈에도 그리던 외동아들의 얼굴을 보고 또 봅니다.
1.4 후퇴 때 눈보라 때문에 두고 와 김 할아버지의 평생의 한이 됐던 아들 덕순 씨도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팬 초로의 나이가 됐습니다.
오늘 단체상봉으로 이산의 한을 조금이나마 달랜 남북한 한 이산가족들은 내일 오전 개별 상봉으로 반세기 만에 재회의 기쁨을 이어갑니다.
평양에서 공동취재단 유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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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풀었다
    • 입력 2000-08-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이번에 평양을 방문한 이산가족들 중에는 도저히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은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혈육을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길을 떠난 이들은 드디어 반세기 동안 맺힌 한을 풀었습니다. 유영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관절염으로 움직일 수 없어 휠체어를 타고 상봉장에 들어선 70살 김금자 할머니. 깊게 패인 주름, 검던 머리는 반백으로 변했지만 북쪽 언니들은 어여뻤던 여동생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반세기가 흘렀지만 김금자 할머니는 언니들 앞에서는 다시 응석 많은 여동생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나고 싶어 했던 오빠는 고혈압으로 상봉장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김 할머니가 흥남부두를 떠나 올 때 몇 밤만 자면 오냐고 칭얼대던 남동생이 3년 전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세 자매는 다시 한번 오열합니다. 방문자 중 최고령자인 91살 김정호 할아버지. 꿈에도 그리던 외동아들의 얼굴을 보고 또 봅니다. 1.4 후퇴 때 눈보라 때문에 두고 와 김 할아버지의 평생의 한이 됐던 아들 덕순 씨도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팬 초로의 나이가 됐습니다. 오늘 단체상봉으로 이산의 한을 조금이나마 달랜 남북한 한 이산가족들은 내일 오전 개별 상봉으로 반세기 만에 재회의 기쁨을 이어갑니다. 평양에서 공동취재단 유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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