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어!'

입력 2000.08.1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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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환으로 움직일 수 없는 어머니를 상봉 마지막날까지 만나지 못 해 애를 태웠던 량한상 씨는 오늘 새벽 극적으로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박성래, 박전식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인터뷰: 날 용서하세요. 어머니.
⊙기자: 오늘 새벽 3시 반,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의 만남.
50년 한맺힌 말은 가슴에서 터져 나옵니다.
⊙량한상(69살): 나도 어머니 보고 싶었어요.
어머니한테 거짓말하고 떠나오면서 얼마나 속이 아팠던지...
⊙기자: 천신만고 끝에 잡은 아들의 손이기에 쉽게 놓을 수가 없습니다.
⊙량한상(69살): 이번엔 거짓말 안 하겠소, 곧 돌아옵니다. 나랑 살아. 어머니 날 용서하세요.
⊙기자: 얼굴도 모르는 며느리에게 전해 주라며 반지를 벗어줍니다.
⊙김애란(88살): 어미 갖다줘.
⊙량한상(69살): 어미 갖다 주랍니까?
⊙기자: 예정된 1시간은 꿈처럼 흐르고 이제 떠나야 할 시간.
차마 발길을 뗄 수 없습니다.
⊙량한상(69살): 어머니 오래오래 사셔야 됩니다.
내 갔다올 때까지 계셔야 됩니다.
⊙기자: 떠나는 자식은 기다려주지 않은 어머니에게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량한상(69살): 내 돌아올 때까지 안심하고 기다리세요.
희망을 갖고...
⊙기자: KBS뉴스 박성래입니다.
⊙량한상: 얼마나 고생하셨어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김애란(88살): 이젠 못 간다. 한상아!

⊙기자: 마침내 만난 어머니와 아들.
두 사람에게는 지난 사흘간이 50년 이별의 세월보다도 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지정된 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택방문요청이 번번히 거절당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방문 마지막 날은 밝아오고 50년 만에 어머니를 찾은 아들은 기약 없이 떠날 운명에 처했습니다.
이런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지면서 남북 양측은 어젯밤 계속 절충을 벌인 끝에 집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상봉을 허용한다는데 합의했습니다.
⊙박기륜(적십자사 사무총장): TV를 통해 딱한 사정을 접한 대통령께서 상봉 주선을 지시해 북측의 동의를 받아냈습니다.
⊙인터뷰: 나랑 살아.
⊙인터뷰: 어머니, 나를 용서하세요.
⊙기자: 천륜이 엮어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감동의 드라마였습니다.
KBS뉴스 박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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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살어!'
    • 입력 2000-08-1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노환으로 움직일 수 없는 어머니를 상봉 마지막날까지 만나지 못 해 애를 태웠던 량한상 씨는 오늘 새벽 극적으로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박성래, 박전식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인터뷰: 날 용서하세요. 어머니. ⊙기자: 오늘 새벽 3시 반,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의 만남. 50년 한맺힌 말은 가슴에서 터져 나옵니다. ⊙량한상(69살): 나도 어머니 보고 싶었어요. 어머니한테 거짓말하고 떠나오면서 얼마나 속이 아팠던지... ⊙기자: 천신만고 끝에 잡은 아들의 손이기에 쉽게 놓을 수가 없습니다. ⊙량한상(69살): 이번엔 거짓말 안 하겠소, 곧 돌아옵니다. 나랑 살아. 어머니 날 용서하세요. ⊙기자: 얼굴도 모르는 며느리에게 전해 주라며 반지를 벗어줍니다. ⊙김애란(88살): 어미 갖다줘. ⊙량한상(69살): 어미 갖다 주랍니까? ⊙기자: 예정된 1시간은 꿈처럼 흐르고 이제 떠나야 할 시간. 차마 발길을 뗄 수 없습니다. ⊙량한상(69살): 어머니 오래오래 사셔야 됩니다. 내 갔다올 때까지 계셔야 됩니다. ⊙기자: 떠나는 자식은 기다려주지 않은 어머니에게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량한상(69살): 내 돌아올 때까지 안심하고 기다리세요. 희망을 갖고... ⊙기자: KBS뉴스 박성래입니다. ⊙량한상: 얼마나 고생하셨어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김애란(88살): 이젠 못 간다. 한상아! ⊙기자: 마침내 만난 어머니와 아들. 두 사람에게는 지난 사흘간이 50년 이별의 세월보다도 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지정된 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택방문요청이 번번히 거절당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방문 마지막 날은 밝아오고 50년 만에 어머니를 찾은 아들은 기약 없이 떠날 운명에 처했습니다. 이런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지면서 남북 양측은 어젯밤 계속 절충을 벌인 끝에 집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상봉을 허용한다는데 합의했습니다. ⊙박기륜(적십자사 사무총장): TV를 통해 딱한 사정을 접한 대통령께서 상봉 주선을 지시해 북측의 동의를 받아냈습니다. ⊙인터뷰: 나랑 살아. ⊙인터뷰: 어머니, 나를 용서하세요. ⊙기자: 천륜이 엮어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감동의 드라마였습니다. KBS뉴스 박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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