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스토킹…“사람이 무섭다!”

입력 2006.05.31 (09:22) 수정 2006.05.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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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랑은 나보다도 상대방을 더 먼저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이죠~ 그런 면에서 사랑과 집착은 엄연히 다릅니다 사랑을 빙자한 집착은 스토킹 이라는 행태로 나타나곤 하죠~

이거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합니다. 일부 연예인 뿐만 아니라, 스토킹에 시달리는 일반인들도 많다고 하네요~ 이경진 기자와 알아볼까요?

이경진 기자~ 사람이 무섭다는 말, 이런 경우에 쓰겠죠?

네. 실제로 취재진이 스토킹 피해자를 만나는 것조차 007작전을 방불케 했는데요. 그만큼 피해자들은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긴장감 때문에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반인도 경호원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 만큼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는데요. 그 현장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남성 6인조 그룹 오션의 멤버 오병진씨가 한 여성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한 것은 무려 3년 동안이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주기적으로 나체 사진을 첨부한 메일을 보내는가 하면, 급기야 애인 행세까지 했다는데요.

<인터뷰>오병진 (가수):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집착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나중에 거부 하니까 오히려 반대로 저한테 화를 내더라고요. 왜 이해를 못하는지...나중에는 부모님까지 찾아뵙는다는 그런 얘기까지 하면서 그것이 안 통하니까 나중에는 나체메일을 보내더라고요."

그만하라는 메일을 보냈다가 팬 사이트에 비방 글이 쏟아지고...그래서 오 씨는 그 뒤로 인터넷에 손을 대기 어려울 만큼 힘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홈페이지를 통해서 1인 4역을 했어요. 애인인 것처럼, 그리고 리플을 달아서, 또 다른 사람의 대답을 해놓고...잊을만하면 메일을 보내고 잊을만하면 홈페이지이나 카페에 글을 남기고 그 시간이 무려 3년으로 치닫는 시간이 되니까 굉장히 나중에는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이런 스토킹은 일부 연예인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20대 초반인 김은진씨...소개팅에서 만난 남성으로부터 4개월 째 스토킹을 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은진(가명, 23세): "이 사람이 날 너무 좋아하나...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이 한 달 정도 됐나요. 그때부터는 너무 심각해요. 새벽에 자기가 술을 먹으면 특히 심하게 전화를 하고 그래서 좀 무섭더라고요. 집을 아니까 집 앞인데 왜 안 나오느냐는 식이고 그래서 밤이 너무 무서웠고..."

남성의 집착이 부담스러워 만나기를 거부하자, 전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는데요. 무려 하루에 100여 통에 가까운 전화를 받기도 해서 김 씨는 이제 전화벨만 울려도 소스라칠 정도입니다.

<인터뷰>김은진: "전화횟수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요. 전화가 너무 많이 오고 벨소리만 딱 울리면 몸에 소름이 끼치는 거예요. 그 정도로 너무 전화 때문에 제가 제일 두려웠던 던 것 같아요. 전화를 꺼놔도 음성으로 남겨놓고 하니까 왜 전화를 꺼 놨냐고...너 누구 만나니 다른 남자를 만나니...이런 식의 것들..."

그간 휴대폰을 없애고 회사를 옮기고, 이사를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만 심리적 고통만은 피할 수 없었다는 김씨..

수면 장애로 급기야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은진: "그 사람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이었어요. 제발 저 사람이 다른 곳으로 가든지 아니면 진짜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더라고요. 내가 저 사람이 모르는 나라에 가서 살았으면 좋겠다...저 사람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죽어야겠다는..."

1년 째 업무 관계로 만난 여자로부터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는 박정석씨,

박 씨는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증도 생겼고, 아내와는 이혼 위기까지 겪어야했는데요.

<인터뷰> 박정석(가명, 38세): "당신도 아니고 자기라고 해요. 자기야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전화를 자꾸 끊다보면 메시지 막 남겨놓고...처음에는 넥타이를 한번 선물 받았어요. 그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뜬금없이 속옷을 보내고 이상하다 싶어 여동생이 보냈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사무실로 오는 전화가 하루에 수 십 여 통, 직원들의 시선이 두렵고 정상적인 업무 자체가 무리였다고 합니다.

<인터뷰>박정석: "직원들하고 그래도 관계가 원만한 편이어서 제 말은 믿어주고 하지만 그래도 혹시.. 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한쪽으로는 또 이상한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

하루도 맘 편할 날 없었다는 박씨, 하지만 어디를 가든 그 여성이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에 맘 편히 쉰다는 것 자체가 박 씨에겐 사치였습니다.

<인터뷰>박정석: "휴일 같은 경우는 거의 밖에 나와 있어요. 아예 토요일도 들어가도 밤늦게 들어가고...왜냐하면 저의 행적을 추적해가지고 집에까지 또 무슨 피해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불쑥 불쑥 나타나는 스토커 때문에 결국 박 씨는 한 달에 수 백 만원 들어가는 비용을 감수하며 사설 업체의 개인 경호를 받고 있는 상태인데요.

<인터뷰>김정곤 (경호업체 대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피해가 크기 때문에 고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런 사고로부터 극복을 하려는 의뢰인들이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더욱 큰 문제는 피해자들에게 남는 정신적 고통이 쉽사리 치유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인터뷰>김정수 (신경정신과 전문의): "심한 경우는 불안이라든지 불면증, 우울증 같은 병이 생길 수 있고, 그 다음에 멀리서 지켜보는 스토커들은 괜찮지만 구체적으로 다가와서 어떤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든지 신체적인 상해가 있었던 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라고 하는 정신적인 후유증이 오랫동안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길게 가면 수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하죠. "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스토킹 특별법을 제정할 만큼 스토킹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시급한 실정인데요.

<인터뷰>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스토킹 관련한 법이 1999년도에 국회에 상정이 됐었는데 회기 만료가 돼서 자동 폐기가 됐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지금 또 국회에 법안이 상장이 있는데요. 빨리 통과가 되어서 많은 피해자들이 여기에 대한 고통을 벗어나고 또 사회적으로도 새로운 인식을 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니 그럴 수도 있겠지’가 아니라 스토킹은 상대를 떨게 하는 범죄 행위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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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5-31 08:34:00
    • 수정2006-05-31 15: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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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랑은 나보다도 상대방을 더 먼저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이죠~ 그런 면에서 사랑과 집착은 엄연히 다릅니다 사랑을 빙자한 집착은 스토킹 이라는 행태로 나타나곤 하죠~ 이거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합니다. 일부 연예인 뿐만 아니라, 스토킹에 시달리는 일반인들도 많다고 하네요~ 이경진 기자와 알아볼까요? 이경진 기자~ 사람이 무섭다는 말, 이런 경우에 쓰겠죠? 네. 실제로 취재진이 스토킹 피해자를 만나는 것조차 007작전을 방불케 했는데요. 그만큼 피해자들은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긴장감 때문에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반인도 경호원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 만큼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는데요. 그 현장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남성 6인조 그룹 오션의 멤버 오병진씨가 한 여성으로부터 스토킹을 당한 것은 무려 3년 동안이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주기적으로 나체 사진을 첨부한 메일을 보내는가 하면, 급기야 애인 행세까지 했다는데요. <인터뷰>오병진 (가수):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집착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나중에 거부 하니까 오히려 반대로 저한테 화를 내더라고요. 왜 이해를 못하는지...나중에는 부모님까지 찾아뵙는다는 그런 얘기까지 하면서 그것이 안 통하니까 나중에는 나체메일을 보내더라고요." 그만하라는 메일을 보냈다가 팬 사이트에 비방 글이 쏟아지고...그래서 오 씨는 그 뒤로 인터넷에 손을 대기 어려울 만큼 힘들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홈페이지를 통해서 1인 4역을 했어요. 애인인 것처럼, 그리고 리플을 달아서, 또 다른 사람의 대답을 해놓고...잊을만하면 메일을 보내고 잊을만하면 홈페이지이나 카페에 글을 남기고 그 시간이 무려 3년으로 치닫는 시간이 되니까 굉장히 나중에는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이런 스토킹은 일부 연예인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20대 초반인 김은진씨...소개팅에서 만난 남성으로부터 4개월 째 스토킹을 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은진(가명, 23세): "이 사람이 날 너무 좋아하나...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이 한 달 정도 됐나요. 그때부터는 너무 심각해요. 새벽에 자기가 술을 먹으면 특히 심하게 전화를 하고 그래서 좀 무섭더라고요. 집을 아니까 집 앞인데 왜 안 나오느냐는 식이고 그래서 밤이 너무 무서웠고..." 남성의 집착이 부담스러워 만나기를 거부하자, 전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는데요. 무려 하루에 100여 통에 가까운 전화를 받기도 해서 김 씨는 이제 전화벨만 울려도 소스라칠 정도입니다. <인터뷰>김은진: "전화횟수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요. 전화가 너무 많이 오고 벨소리만 딱 울리면 몸에 소름이 끼치는 거예요. 그 정도로 너무 전화 때문에 제가 제일 두려웠던 던 것 같아요. 전화를 꺼놔도 음성으로 남겨놓고 하니까 왜 전화를 꺼 놨냐고...너 누구 만나니 다른 남자를 만나니...이런 식의 것들..." 그간 휴대폰을 없애고 회사를 옮기고, 이사를 하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만 심리적 고통만은 피할 수 없었다는 김씨.. 수면 장애로 급기야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은진: "그 사람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이었어요. 제발 저 사람이 다른 곳으로 가든지 아니면 진짜 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더라고요. 내가 저 사람이 모르는 나라에 가서 살았으면 좋겠다...저 사람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죽어야겠다는..." 1년 째 업무 관계로 만난 여자로부터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는 박정석씨, 박 씨는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증도 생겼고, 아내와는 이혼 위기까지 겪어야했는데요. <인터뷰> 박정석(가명, 38세): "당신도 아니고 자기라고 해요. 자기야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전화를 자꾸 끊다보면 메시지 막 남겨놓고...처음에는 넥타이를 한번 선물 받았어요. 그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뜬금없이 속옷을 보내고 이상하다 싶어 여동생이 보냈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사무실로 오는 전화가 하루에 수 십 여 통, 직원들의 시선이 두렵고 정상적인 업무 자체가 무리였다고 합니다. <인터뷰>박정석: "직원들하고 그래도 관계가 원만한 편이어서 제 말은 믿어주고 하지만 그래도 혹시.. 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한쪽으로는 또 이상한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 하루도 맘 편할 날 없었다는 박씨, 하지만 어디를 가든 그 여성이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에 맘 편히 쉰다는 것 자체가 박 씨에겐 사치였습니다. <인터뷰>박정석: "휴일 같은 경우는 거의 밖에 나와 있어요. 아예 토요일도 들어가도 밤늦게 들어가고...왜냐하면 저의 행적을 추적해가지고 집에까지 또 무슨 피해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불쑥 불쑥 나타나는 스토커 때문에 결국 박 씨는 한 달에 수 백 만원 들어가는 비용을 감수하며 사설 업체의 개인 경호를 받고 있는 상태인데요. <인터뷰>김정곤 (경호업체 대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피해가 크기 때문에 고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런 사고로부터 극복을 하려는 의뢰인들이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더욱 큰 문제는 피해자들에게 남는 정신적 고통이 쉽사리 치유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인터뷰>김정수 (신경정신과 전문의): "심한 경우는 불안이라든지 불면증, 우울증 같은 병이 생길 수 있고, 그 다음에 멀리서 지켜보는 스토커들은 괜찮지만 구체적으로 다가와서 어떤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든지 신체적인 상해가 있었던 분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라고 하는 정신적인 후유증이 오랫동안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길게 가면 수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하죠. "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스토킹 특별법을 제정할 만큼 스토킹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시급한 실정인데요. <인터뷰>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스토킹 관련한 법이 1999년도에 국회에 상정이 됐었는데 회기 만료가 돼서 자동 폐기가 됐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지금 또 국회에 법안이 상장이 있는데요. 빨리 통과가 되어서 많은 피해자들이 여기에 대한 고통을 벗어나고 또 사회적으로도 새로운 인식을 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니 그럴 수도 있겠지’가 아니라 스토킹은 상대를 떨게 하는 범죄 행위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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