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에 빼앗긴 비키니섬의 비애

입력 2006.07.01 (22:04) 수정 2006.07.0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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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0년전 오늘, 태평양 한복판 비키니 섬은 한순간에 죽음의 땅이 돼버렸습니다.

원자 폭탄 실험이 강행돼, 이곳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됐고, 지금까지 난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KBS가 취재했습니다.

김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푸른색의 향연.. 60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깨끗함, 태평양 마샬군도의 산호섬 비키니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산호섬도 잠깐, 푸르른 산호는 자취를 감추고 시커먼 바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자립니다. 원폭은 지름 1킬로미터의 바다 웅덩이를 만들며 섬 3개를 산산조각냈습니다.

1946년 7월1일,원폭의 위력은 일본과 독일 전함 20여척을 파괴했고 섬의 생물들은 방사능에 노출됐지만, 이후에도 23차례의 핵실험이 강행됐습니다.

바닷거북의 시체에다 타들어가는 나무들,섬은 죽어 있고 핵실험용 벙커만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노튼(비키니섬 대표) : "비키니는 모든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있는 방사능 수준 15밀리렘 이상이다. 수치가 75, 100, 200이상인 곳도 있다"

핵실험 때문에 원주민 200여명은 고향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에짓섬 등으로 강제 이주됐습니다.

비키니섬에서 강제 이주당한 사람들 가운데 현재 57명만이 생존해 있습니다.그러나 그들의 자손 2천여명은 지금도 비키니섬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케일린(비키니 생존주민/76살) : "간절히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 방사능 때문에 위험해 갈래야 갈 수 없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강제 이주에 대해 5억6천만달러의 보상금 판결을 받아냈지만 지금까지 미국이 지불한 돈은 0.3%에 불과한 230만달러 뿐입니다.

<인터뷰>주다(비키니 상원의원) : "원폭실험을 하고 우리 고향 비키니를 100% 돌려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면 미국은 거짓말만 해오고 있습니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핵실험을 한다고 했던 미국, 그러나 분쟁과, 비키니 주민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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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실험에 빼앗긴 비키니섬의 비애
    • 입력 2006-07-01 21:18:16
    • 수정2006-07-01 22: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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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0년전 오늘, 태평양 한복판 비키니 섬은 한순간에 죽음의 땅이 돼버렸습니다. 원자 폭탄 실험이 강행돼, 이곳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됐고, 지금까지 난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KBS가 취재했습니다. 김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푸른색의 향연.. 60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깨끗함, 태평양 마샬군도의 산호섬 비키니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산호섬도 잠깐, 푸르른 산호는 자취를 감추고 시커먼 바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자립니다. 원폭은 지름 1킬로미터의 바다 웅덩이를 만들며 섬 3개를 산산조각냈습니다. 1946년 7월1일,원폭의 위력은 일본과 독일 전함 20여척을 파괴했고 섬의 생물들은 방사능에 노출됐지만, 이후에도 23차례의 핵실험이 강행됐습니다. 바닷거북의 시체에다 타들어가는 나무들,섬은 죽어 있고 핵실험용 벙커만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노튼(비키니섬 대표) : "비키니는 모든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있는 방사능 수준 15밀리렘 이상이다. 수치가 75, 100, 200이상인 곳도 있다" 핵실험 때문에 원주민 200여명은 고향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에짓섬 등으로 강제 이주됐습니다. 비키니섬에서 강제 이주당한 사람들 가운데 현재 57명만이 생존해 있습니다.그러나 그들의 자손 2천여명은 지금도 비키니섬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케일린(비키니 생존주민/76살) : "간절히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 방사능 때문에 위험해 갈래야 갈 수 없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강제 이주에 대해 5억6천만달러의 보상금 판결을 받아냈지만 지금까지 미국이 지불한 돈은 0.3%에 불과한 230만달러 뿐입니다. <인터뷰>주다(비키니 상원의원) : "원폭실험을 하고 우리 고향 비키니를 100% 돌려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보면 미국은 거짓말만 해오고 있습니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 핵실험을 한다고 했던 미국, 그러나 분쟁과, 비키니 주민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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