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파업 부른 ‘기술 유출’

입력 2006.08.16 (22:09) 수정 2006.08.1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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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조가 이렇게 극한투쟁을 선택한 이유는 정리해고와 함께 매각당시부터 줄기차게 제기돼 온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KBS 취재결과 사측의 내부문건에는 신형차의 엔진까지 중국에서 생산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찬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쌍용차는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차 그룹으로 넘어갔습니다.

매각 당시 노사 특별협약을 통해 사측은 고용안정과 4천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투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방승주(쌍용자동차 상무) : "지금까지 투자된 것은 없습니다."

대신 회사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1000명 정도의 정리해고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쌍용은 천억여원의 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에도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노조 측은 투자를 게을리 한 당연한 결과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강철(쌍용차 노조 선전실장) :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다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노사대립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술 유출 의혹입니다.

기술 유출 논란은 지난해 회사 측이 중국에 조립 공장을 만든다는 제안에 노조가 반대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노조의 거센 반대로 이 계획이 무산되자 회사측은 지난해 하반기 다시, 'S-100' 프로젝트를 통해 또 한 번 합작 공장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 했습니다.

이 계획 역시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역시 유야무야 끝나버렸습니다.

그러나 쌍용 노조는 올 봄 기술 유출 의혹을 담은 내부 문건을 다시 폭로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한 쌍용차 부품을 오히려 국내로 역수입하도록 제안한 의향서입니다.

이 계획은 지난 3월 외부에 알려지면서 무산됐습니다.

당시 사측은 의향서는 중국 측이 내놓은 의견일 뿐이라며 실제 수입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사태를 무마했습니다.

<인터뷰>이승철(쌍용자동차 상무/3월13일 뉴스광장) : "이렇게되면 안되죠.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라이선스 방식으로 쌍용 '카이런'의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네번째 기술유출 의혹입니다.

사측은 이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은 정당한 것이며 중국의 엔진 공장까지 설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KBS가 입수한 사측의 내부 문건에는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의 중국 생산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카이런의 도면이 중국 측에 넘어갔고 노조는 시민단체와 연대해 회사측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지난 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인터뷰>정종남(투자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 : "중국에 우리의 기술이 다 유출된 거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업 검토를 위해 도면을 넘겨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 공장까지 이전되는 것에 대해 노조뿐만 아니라 납품 업체도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녹취>쌍용 납품 업체 임원 : "결과적으로는 현대 쪽에 노하우가 나가고 다른회사...기아라든가...노하우가 거의 다 새 나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쌍용차의 노사문제는 핵심산업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면서 우려됐던 기술 유출 등 근본적인 문제가 터진 것이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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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파업 부른 ‘기술 유출’
    • 입력 2006-08-16 21:22:15
    • 수정2006-08-16 22:19:37
    뉴스 9
<앵커 멘트> 노조가 이렇게 극한투쟁을 선택한 이유는 정리해고와 함께 매각당시부터 줄기차게 제기돼 온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KBS 취재결과 사측의 내부문건에는 신형차의 엔진까지 중국에서 생산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찬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쌍용차는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차 그룹으로 넘어갔습니다. 매각 당시 노사 특별협약을 통해 사측은 고용안정과 4천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투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방승주(쌍용자동차 상무) : "지금까지 투자된 것은 없습니다." 대신 회사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1000명 정도의 정리해고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쌍용은 천억여원의 적자를 냈고 올 상반기에도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노조 측은 투자를 게을리 한 당연한 결과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강철(쌍용차 노조 선전실장) :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다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노사대립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술 유출 의혹입니다. 기술 유출 논란은 지난해 회사 측이 중국에 조립 공장을 만든다는 제안에 노조가 반대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노조의 거센 반대로 이 계획이 무산되자 회사측은 지난해 하반기 다시, 'S-100' 프로젝트를 통해 또 한 번 합작 공장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 했습니다. 이 계획 역시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역시 유야무야 끝나버렸습니다. 그러나 쌍용 노조는 올 봄 기술 유출 의혹을 담은 내부 문건을 다시 폭로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한 쌍용차 부품을 오히려 국내로 역수입하도록 제안한 의향서입니다. 이 계획은 지난 3월 외부에 알려지면서 무산됐습니다. 당시 사측은 의향서는 중국 측이 내놓은 의견일 뿐이라며 실제 수입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사태를 무마했습니다. <인터뷰>이승철(쌍용자동차 상무/3월13일 뉴스광장) : "이렇게되면 안되죠.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라이선스 방식으로 쌍용 '카이런'의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네번째 기술유출 의혹입니다. 사측은 이에 대해 라이선스 계약은 정당한 것이며 중국의 엔진 공장까지 설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KBS가 입수한 사측의 내부 문건에는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의 중국 생산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카이런의 도면이 중국 측에 넘어갔고 노조는 시민단체와 연대해 회사측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지난 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인터뷰>정종남(투자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 : "중국에 우리의 기술이 다 유출된 거다." 이에 대해 사측은 사업 검토를 위해 도면을 넘겨받은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 공장까지 이전되는 것에 대해 노조뿐만 아니라 납품 업체도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녹취>쌍용 납품 업체 임원 : "결과적으로는 현대 쪽에 노하우가 나가고 다른회사...기아라든가...노하우가 거의 다 새 나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쌍용차의 노사문제는 핵심산업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면서 우려됐던 기술 유출 등 근본적인 문제가 터진 것이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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