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이 자립’

입력 2006.09.04 (07:54) 수정 2006.09.0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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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진국과 후진국을 불문하고 농업은 한계산업이라고 말합니다.

농업은 많은 보조금을 줘도 생산성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농업 강국 뉴질랜드는 막대한 농업 보조금을 없앤 뒤에도 농업 부문이 오히려 더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을 이수연 기자가 현지 취재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언덕과 평지로 이어지는 5천 헥터의 농장에, 사슴 2천 마리를 방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요 수출 품목이 됐지만, 뉴질랜드 사슴 산업이 시작된 것은 불과 2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80년대 중반 경제 위기 속에 농업 보조금이 갑자기 철폐되자 국제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품목을 찾아 개발한 것입니다.

그전까지 농민들은 보조금을 많이 주는 양의 숫자를 늘리는 데만 매달려 정부 보조금이 농가 수입의 40%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양의 수에 따라 주어지던 보조금이 중단된 이후 전체 양의 숫자는 줄었지만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습니다.

양의 수는 3분의 1이 줄었지만 유전 공학의 도움으로 한배에 낳는 새끼 양의 수도 많아지고 몸무게도 늘어난 것입니다.

<인터뷰> 알리스터 폴슨 (양 농장 주인) : "우리는 정부 계획의 수혜자가 되는 대신 우리의 두 발로 서고 싶었습니다."

호트 원예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속이 빨간 사과입니다.

연구소들도 시장에서 팔릴만한 농산물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개혁 이후 정부의 연구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고, 수입의 절반은 민간 부문에서 얻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칼 크로포드 (연구소 사업 책임자): "예전엔 우리가 연구한 다음에 농가에 넘겨주는 식이었지만, 지금은 농가와 연구소 모두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많은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농업 개혁 이후 뉴질랜드는 OECD 가입국 가운데 농업의 GDP 기여도가 상승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짐 서튼 (뉴질랜드 국무장관) : "예전에는 의회로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농민들이 이제는 직접 농장과 생산한 농산물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보조금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시장이 원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길을 선택한 뉴질랜드 농민들.

이제 그들은 홀로서기에 성공해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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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조금 없이 자립’
    • 입력 2006-09-04 07:20:22
    • 수정2006-09-05 07: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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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진국과 후진국을 불문하고 농업은 한계산업이라고 말합니다. 농업은 많은 보조금을 줘도 생산성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농업 강국 뉴질랜드는 막대한 농업 보조금을 없앤 뒤에도 농업 부문이 오히려 더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을 이수연 기자가 현지 취재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언덕과 평지로 이어지는 5천 헥터의 농장에, 사슴 2천 마리를 방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요 수출 품목이 됐지만, 뉴질랜드 사슴 산업이 시작된 것은 불과 2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80년대 중반 경제 위기 속에 농업 보조금이 갑자기 철폐되자 국제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품목을 찾아 개발한 것입니다. 그전까지 농민들은 보조금을 많이 주는 양의 숫자를 늘리는 데만 매달려 정부 보조금이 농가 수입의 40%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양의 수에 따라 주어지던 보조금이 중단된 이후 전체 양의 숫자는 줄었지만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습니다. 양의 수는 3분의 1이 줄었지만 유전 공학의 도움으로 한배에 낳는 새끼 양의 수도 많아지고 몸무게도 늘어난 것입니다. <인터뷰> 알리스터 폴슨 (양 농장 주인) : "우리는 정부 계획의 수혜자가 되는 대신 우리의 두 발로 서고 싶었습니다." 호트 원예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속이 빨간 사과입니다. 연구소들도 시장에서 팔릴만한 농산물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개혁 이후 정부의 연구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고, 수입의 절반은 민간 부문에서 얻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칼 크로포드 (연구소 사업 책임자): "예전엔 우리가 연구한 다음에 농가에 넘겨주는 식이었지만, 지금은 농가와 연구소 모두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많은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농업 개혁 이후 뉴질랜드는 OECD 가입국 가운데 농업의 GDP 기여도가 상승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짐 서튼 (뉴질랜드 국무장관) : "예전에는 의회로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농민들이 이제는 직접 농장과 생산한 농산물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보조금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시장이 원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길을 선택한 뉴질랜드 농민들. 이제 그들은 홀로서기에 성공해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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