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 억압된 주제에 도전하는 연극들

입력 2006.09.11 (09:23) 수정 2006.09.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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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성의 몸에 관한 얘기는 여자끼리조차도 왠지 모르게 눈치보이고 하기 껄끄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가부장제나 상업주의 등이 얽혀서 '여성의 몸'이란 소재가 왜곡된 측면이 많기 때문이겠죠.

폐경기 등 여성들의 몸에 대해 솔직하게 다룬 공연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소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리포트>

모든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 겪기 마련인 폐경기의 갖가지 증상들에서 여성의 은밀한 몸에 대한 이야기까지 객석에서 터놓고 한 번 얘기해보시죠.

먼저, 제목 자체가 '폐경기'를 뜻하는 뮤지컬 '메노포즈'입니다.

백화점 속옷 세일 매장에서 야~한 브래지어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중년여성들.

한물간 탤런트, 성공한 직장여성, 전업주부, 히피 여성 등 살아온 배경이나 개성은 판이해도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기억력은 떨어지고, 밤마다 식은땀은 왜 이리 나는지, 또 남편은 밤만 되면 베개를 들고 나가버립니다.

<인터뷰> 홍지민 (‘전문직 여성’역) : "시어머니와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건 왜이래? 그런 얘기들 많이 했어요~"

4명의 배우들이 제대로 망가지는 동안 폐경기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완성되는 '완경기'라는 메시지가 던져집니다.

이르면 내년 초 만나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대한민국 30대 여성의 고민을 날 것 그대로 관객 앞에 던져놓으면서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여성의 몸에 대해 미국 극작가 이브 엔슬러가 여성 2백여 명과 인터뷰를 하고 만든 작품, 버자이너 모놀로그인데요~

버자이너는 여성의 성기 , 모놀로그는 독백이라는 뜻입니다.

지금껏 입에 담는 것조차 금기시돼왔던 이야기들을 배우 혼자 쉼 없이 쏟아냅니다.

그동안 숨겨지고 감춰졌던 여성의 성적피해와 성적억압을 보여줍니다.

관객들이 민망할 정도로 솔직한 이 연극, 중견배우인 장영남씨가 1인 10역을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초연 때부터 참여한 연출 이지나 씨는 오히려 남성들이 봐야 한다고 강조하더라구요~

<인터뷰> 이지나 (연출) : "여자의 성기에는 많은 역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남자.여자 구분없이 인간, 휴머니티에 초점 맞추고..."

<인터뷰> 장영남 (배우) :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당황스럽고 부끄러우실 테지만 보시면서.. 서서히 쾌감이나 이런 것들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현실에서 억압된 주제를 대신해서 적나라하게 얘기해 주거든요~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맛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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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살롱] 억압된 주제에 도전하는 연극들
    • 입력 2006-09-11 08:47:24
    • 수정2006-09-11 09: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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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성의 몸에 관한 얘기는 여자끼리조차도 왠지 모르게 눈치보이고 하기 껄끄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가부장제나 상업주의 등이 얽혀서 '여성의 몸'이란 소재가 왜곡된 측면이 많기 때문이겠죠. 폐경기 등 여성들의 몸에 대해 솔직하게 다룬 공연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소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리포트> 모든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 겪기 마련인 폐경기의 갖가지 증상들에서 여성의 은밀한 몸에 대한 이야기까지 객석에서 터놓고 한 번 얘기해보시죠. 먼저, 제목 자체가 '폐경기'를 뜻하는 뮤지컬 '메노포즈'입니다. 백화점 속옷 세일 매장에서 야~한 브래지어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중년여성들. 한물간 탤런트, 성공한 직장여성, 전업주부, 히피 여성 등 살아온 배경이나 개성은 판이해도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기억력은 떨어지고, 밤마다 식은땀은 왜 이리 나는지, 또 남편은 밤만 되면 베개를 들고 나가버립니다. <인터뷰> 홍지민 (‘전문직 여성’역) : "시어머니와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건 왜이래? 그런 얘기들 많이 했어요~" 4명의 배우들이 제대로 망가지는 동안 폐경기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완성되는 '완경기'라는 메시지가 던져집니다. 이르면 내년 초 만나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대한민국 30대 여성의 고민을 날 것 그대로 관객 앞에 던져놓으면서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여성의 몸에 대해 미국 극작가 이브 엔슬러가 여성 2백여 명과 인터뷰를 하고 만든 작품, 버자이너 모놀로그인데요~ 버자이너는 여성의 성기 , 모놀로그는 독백이라는 뜻입니다. 지금껏 입에 담는 것조차 금기시돼왔던 이야기들을 배우 혼자 쉼 없이 쏟아냅니다. 그동안 숨겨지고 감춰졌던 여성의 성적피해와 성적억압을 보여줍니다. 관객들이 민망할 정도로 솔직한 이 연극, 중견배우인 장영남씨가 1인 10역을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초연 때부터 참여한 연출 이지나 씨는 오히려 남성들이 봐야 한다고 강조하더라구요~ <인터뷰> 이지나 (연출) : "여자의 성기에는 많은 역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남자.여자 구분없이 인간, 휴머니티에 초점 맞추고..." <인터뷰> 장영남 (배우) :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당황스럽고 부끄러우실 테지만 보시면서.. 서서히 쾌감이나 이런 것들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현실에서 억압된 주제를 대신해서 적나라하게 얘기해 주거든요~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맛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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