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기획] 폐경의 고통, 어떻게 극복하나

입력 2006.10.3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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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에 이어, 우리나라 중년여성들이 겪고 있는 말 못 할 고민에 대해 짚어 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어제는 여성 탈모에 대해서 알아봤죠, 오늘은 폐경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폐경이 됩니다.
여성에게는 상당히 상징하는 바가 크죠? 정신적으론 물론이고 신체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런가하면 2,30대에 조기 폐경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구요.
네, 바로 주변 우리 어머니들, 아내들, 딸들의 얘깁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정민 아나운서~
<리포트>
"오, 허무해. 땀나고, 열나고, 늙어가는 징조라네."

폐경기 여성의 고민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 메노포즈.

"여성호르몬은 다 타버렸네. 무늬만 여자야."

배우들의 노래 하나하나를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바로 객석의 중년여성들입니다.

<인터뷰> 김애숙(관객) : "마음속에 있는 것 그대로 물에 비치는 것같이 속이 후련해졌어요. 누구한테 말도 사실 잘 못하고 그러는데 연극에서 제 대신 말해주니까."
더 이상 월경을 하지 않고 임신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폐경. 여자들이 겪어야 하는 폐경의 증상은 훨씬 복잡합니다.
<인터뷰> 한원보(강남 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 "얼굴이 화끈 거리는 홍조라든가 식은땀이 난다든지 발한이 있다든지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든지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요. 대표적인 증상이 골다공증이고요. 그 외에 에스트로겐이 부족함으로 인해서 심혈관 질환이라든지 이런 게 좀 더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온 몸에 변화가 온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62살의 김순옥씨는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비뇨기과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김순옥(가명, 62) : "전에는 남편과 자리할 때 느낌이 좋았는데, 폐경 후에는 안 좋고, 아프고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것 같아요."

예전과는 달리 부부관계 때마다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폐경 후 성교통의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임대정 원장(비뇨기과) : "혈중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여성 질로의 혈류가 감소되게 됨으로써 질의 분비물이 저하가 되고 질의 윤활작용이 떨어져서 부부관계 시에 성교 통증을 호소하게 됩니다."

실제 많은 여성들이 폐경 후 느끼는 고통이지만, 나이 탓이려니 하는 생각에 치료에 소극적이라고 하는데요. 김순옥씨 역시 그런 생각 때문에 병원 찾기를 오랫동안 망설였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순옥(가명,62) : "나이 많은 늙은이로서 주책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냥 살기는 좀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잖아요. 그래서 한번 치료를 해 보고 싶었어요."

성교통은 연고를 바르거나 호르몬을 복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고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윤활제 등을 이용해 간단하게 통증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폐경을 겪는 여성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신체적인 변화만은 아닙니다. 고 3인 딸을 키우는 마흔 네 살의 주부, 최영희 씨. 평범했던 그녀의 생활은 폐경을 겪으며 크게 달라졌습니다.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폐경이 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최영희(44세/주부) : "누가 폐경이 됐다 하는 걸 알면 어쩌나... 이런 게 있고 정상적인 나이가 되어서 폐경이 되면 좀 덜 그랬을 텐데 한참 그럴 나이가 아닌데 폐경이 되니까 그런 게 많이 마음이 힘들더라고."

주체할 수 없는 피로나 무기력감 같은 신체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감정의 기복.

<인터뷰> 최영희(44세/주부) : "막 극도로 예민해져가지고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로워지더라고 성격이. 그리고 무척 괴팍스러워지고.."

아무에게도 자신의 폐경을 알리지 못했던 처음 6개월 동안은 마치 사춘기 청소년처럼 방황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영희(44세/주부) : "아무도 없을 때 베란다에 혼자 가서 (술을) 마셔보기도 하고 흡연도 하고 이랬는데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되고 뭐에 쫓기는 느낌, 불안함... 그러니까 맘을 가라앉혀 보려고 그렇게 해 보는 거지."

견디다 못한 영희씨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 권해준 것은 여성 호르몬제. 벌써 3년 넘게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데요. 유방암 등 부작용이 염려되기도 하지만 꾸준한 정기검진으로 아직까지는 이상이 없습니다.

<인터뷰> 한원보(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 "1년에 한 번 정도는 피검사도 하고 유방암 검사나 부인암 검사를 해서 특별하게 이상이 없는지 체크한 연후에 계속 쓰시는 걸 권해드릴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도 바꾸었습니다. 많이 걷기 위해서 일부러 30분 거리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여자 몸에 좋다는 야채와 콩, 견과류 등을 듬뿍 사옵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시작한 수영은 이제 영희씨의 가장 중요한 취미생활이 되었는데요. 우울증도 극복해 이제는 친구들에게 폐경 선배로서 조언을 해 줄만큼 당당하고 명랑해졌습니다.

제 2의 사춘기라 불릴 만큼 신체적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폐경. 자신의 몸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폐경을 여자의 끝이 아닌 여자의 완성, 즉 완경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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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기획] 폐경의 고통, 어떻게 극복하나
    • 입력 2006-10-31 08:38:01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어제에 이어, 우리나라 중년여성들이 겪고 있는 말 못 할 고민에 대해 짚어 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어제는 여성 탈모에 대해서 알아봤죠, 오늘은 폐경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폐경이 됩니다. 여성에게는 상당히 상징하는 바가 크죠? 정신적으론 물론이고 신체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런가하면 2,30대에 조기 폐경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구요. 네, 바로 주변 우리 어머니들, 아내들, 딸들의 얘깁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정민 아나운서~ <리포트> "오, 허무해. 땀나고, 열나고, 늙어가는 징조라네." 폐경기 여성의 고민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 메노포즈. "여성호르몬은 다 타버렸네. 무늬만 여자야." 배우들의 노래 하나하나를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바로 객석의 중년여성들입니다. <인터뷰> 김애숙(관객) : "마음속에 있는 것 그대로 물에 비치는 것같이 속이 후련해졌어요. 누구한테 말도 사실 잘 못하고 그러는데 연극에서 제 대신 말해주니까." 더 이상 월경을 하지 않고 임신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폐경. 여자들이 겪어야 하는 폐경의 증상은 훨씬 복잡합니다. <인터뷰> 한원보(강남 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 "얼굴이 화끈 거리는 홍조라든가 식은땀이 난다든지 발한이 있다든지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든지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요. 대표적인 증상이 골다공증이고요. 그 외에 에스트로겐이 부족함으로 인해서 심혈관 질환이라든지 이런 게 좀 더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온 몸에 변화가 온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62살의 김순옥씨는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비뇨기과를 찾았습니다. <인터뷰> 김순옥(가명, 62) : "전에는 남편과 자리할 때 느낌이 좋았는데, 폐경 후에는 안 좋고, 아프고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것 같아요." 예전과는 달리 부부관계 때마다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폐경 후 성교통의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임대정 원장(비뇨기과) : "혈중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여성 질로의 혈류가 감소되게 됨으로써 질의 분비물이 저하가 되고 질의 윤활작용이 떨어져서 부부관계 시에 성교 통증을 호소하게 됩니다." 실제 많은 여성들이 폐경 후 느끼는 고통이지만, 나이 탓이려니 하는 생각에 치료에 소극적이라고 하는데요. 김순옥씨 역시 그런 생각 때문에 병원 찾기를 오랫동안 망설였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순옥(가명,62) : "나이 많은 늙은이로서 주책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냥 살기는 좀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잖아요. 그래서 한번 치료를 해 보고 싶었어요." 성교통은 연고를 바르거나 호르몬을 복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고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윤활제 등을 이용해 간단하게 통증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폐경을 겪는 여성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신체적인 변화만은 아닙니다. 고 3인 딸을 키우는 마흔 네 살의 주부, 최영희 씨. 평범했던 그녀의 생활은 폐경을 겪으며 크게 달라졌습니다.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폐경이 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최영희(44세/주부) : "누가 폐경이 됐다 하는 걸 알면 어쩌나... 이런 게 있고 정상적인 나이가 되어서 폐경이 되면 좀 덜 그랬을 텐데 한참 그럴 나이가 아닌데 폐경이 되니까 그런 게 많이 마음이 힘들더라고." 주체할 수 없는 피로나 무기력감 같은 신체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감정의 기복. <인터뷰> 최영희(44세/주부) : "막 극도로 예민해져가지고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날카로워지더라고 성격이. 그리고 무척 괴팍스러워지고.." 아무에게도 자신의 폐경을 알리지 못했던 처음 6개월 동안은 마치 사춘기 청소년처럼 방황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영희(44세/주부) : "아무도 없을 때 베란다에 혼자 가서 (술을) 마셔보기도 하고 흡연도 하고 이랬는데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되고 뭐에 쫓기는 느낌, 불안함... 그러니까 맘을 가라앉혀 보려고 그렇게 해 보는 거지." 견디다 못한 영희씨는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 권해준 것은 여성 호르몬제. 벌써 3년 넘게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데요. 유방암 등 부작용이 염려되기도 하지만 꾸준한 정기검진으로 아직까지는 이상이 없습니다. <인터뷰> 한원보(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 "1년에 한 번 정도는 피검사도 하고 유방암 검사나 부인암 검사를 해서 특별하게 이상이 없는지 체크한 연후에 계속 쓰시는 걸 권해드릴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도 바꾸었습니다. 많이 걷기 위해서 일부러 30분 거리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여자 몸에 좋다는 야채와 콩, 견과류 등을 듬뿍 사옵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시작한 수영은 이제 영희씨의 가장 중요한 취미생활이 되었는데요. 우울증도 극복해 이제는 친구들에게 폐경 선배로서 조언을 해 줄만큼 당당하고 명랑해졌습니다. 제 2의 사춘기라 불릴 만큼 신체적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폐경. 자신의 몸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폐경을 여자의 끝이 아닌 여자의 완성, 즉 완경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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