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 독수리 수난 시대

입력 2006.12.19 (20: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해마다 겨울이면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를 찾는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올해는 굶주리고 있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을 우려한 농가들의 반대로 먹이를 주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오종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겨울 하늘을 독수리 떼가 까맣게 덮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굶주린 탓에 돼지고기를 던져 주자, 금방 내려와 먹어 치웁니다.

힘이 빠진 독수리들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먹이 경쟁에서 까마귀,까치에게 밀리기 일쑤입니다.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들은 사냥 능력이 없는 것들이어서 먹이 공급을 중단하면 굶어 죽을 위험이 높습니다.

겨울이면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추위를 피해 날아 오는 천연기념물 243호 독수리는 지난 2000 년부터 이 곳 주민들이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서 해마다 이 곳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에 올해는 먹이 공급이 끊겼습니다.

독수리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긴다는 근거는 없지만 철새기 때문에 농민들이 만일의 사태를 염려해 먹이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양계 농민 : "근거는 없지만, 철새 때문에 영향이 있다고 하니 문제가 있죠."

그냥 굶어 죽게 된 독수리를 보다 못해 인근 수도원에서 먹이를 주고 있지만 주린 배를 채우기에는 모자랍니다.

<인터뷰>이영근(성 베네딕도 수도원 신부) : "먹이를 주던 것이 중단돼, 원래 찾아 오던 지역이 골프장 예정지역이어서 독수리가 내려 앉는 데 어려움이..."

겨울 추위를 피해 먼 길을 날아온 독수리에게는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이 겨울 북풍보다 더 매섭습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AI 여파’ 독수리 수난 시대
    • 입력 2006-12-19 20:15:14
    뉴스타임
<앵커 멘트> 해마다 겨울이면 추위를 피해 우리나라를 찾는 천연기념물 독수리가 올해는 굶주리고 있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을 우려한 농가들의 반대로 먹이를 주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오종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겨울 하늘을 독수리 떼가 까맣게 덮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굶주린 탓에 돼지고기를 던져 주자, 금방 내려와 먹어 치웁니다. 힘이 빠진 독수리들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먹이 경쟁에서 까마귀,까치에게 밀리기 일쑤입니다.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들은 사냥 능력이 없는 것들이어서 먹이 공급을 중단하면 굶어 죽을 위험이 높습니다. 겨울이면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추위를 피해 날아 오는 천연기념물 243호 독수리는 지난 2000 년부터 이 곳 주민들이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서 해마다 이 곳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에 올해는 먹이 공급이 끊겼습니다. 독수리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긴다는 근거는 없지만 철새기 때문에 농민들이 만일의 사태를 염려해 먹이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양계 농민 : "근거는 없지만, 철새 때문에 영향이 있다고 하니 문제가 있죠." 그냥 굶어 죽게 된 독수리를 보다 못해 인근 수도원에서 먹이를 주고 있지만 주린 배를 채우기에는 모자랍니다. <인터뷰>이영근(성 베네딕도 수도원 신부) : "먹이를 주던 것이 중단돼, 원래 찾아 오던 지역이 골프장 예정지역이어서 독수리가 내려 앉는 데 어려움이..." 겨울 추위를 피해 먼 길을 날아온 독수리에게는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이 겨울 북풍보다 더 매섭습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