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검은 영혼의 치료사'

입력 2000.10.2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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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년 동안 진폐환자들을 보살피며 그들의 고통과 한을 한폭의 그림으로 담아낸 원로 의사가 있습니다.
이 사람, 오늘은 진폐환자들의 아버지, 조창원 씨를 소개합니다.
박순서 기자입니다.
⊙기자: 20여 년 동안 진폐환자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 온 74살의 조창원 원장.
그 동안 수천 명의 진폐환자를 보살폈고 그의 곁에서 숨을 거둔 환자만도 500여 명에 이릅니다.
지난 79년 강원도 태백의 진폐센터 소장으로 일하면서 탄광촌 진폐 환자들과 인연을 맺었고 지금도 오 갈 곳 없는 환자 100여 명을 돌보고 있습니다.
한때 당당했던 산업 역꾼에서 불치병 환자로 생을 마감한 진폐 환자들.
그들에게 들었던 수백미터 지하 쳬탄막장에서의 열정과 죽음이 8평 남짓한 병원 옥상 화실에서 되살아났습니다.
그의 곁을 떠난 검은 영혼들, 그들과 만나기 위해 그렸던 35점의 유화에는 환자들의 고통과 의사로서의 죄책감이 짙게 묻어납니다.
⊙조창원(원장): 영혼이 날 얼마나 원망하며 떠났겠냐 말이야.
그래서 내가 그 영혼을 굿을 못해 주었지만은 내가 캠버스에 그림으로 그려 주마...
⊙기자: 막장에 매몰된 남편이 살아서 돌아오더라는 어느 미망인의 꿈 이야기.
캄캄한 막장에 갇혀 닷새 동안 기도밖에는 할 수 없었던 절박함도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에 실제 주인공이기도 했던 조창원 원장.
그의 작품들은 탄광 노동자들의 약속의 땅인 강원도 태백 석탄 박물관에 영구 보존될 예정입니다.
KBS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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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검은 영혼의 치료사'
    • 입력 2000-10-2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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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년 동안 진폐환자들을 보살피며 그들의 고통과 한을 한폭의 그림으로 담아낸 원로 의사가 있습니다. 이 사람, 오늘은 진폐환자들의 아버지, 조창원 씨를 소개합니다. 박순서 기자입니다. ⊙기자: 20여 년 동안 진폐환자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 온 74살의 조창원 원장. 그 동안 수천 명의 진폐환자를 보살폈고 그의 곁에서 숨을 거둔 환자만도 500여 명에 이릅니다. 지난 79년 강원도 태백의 진폐센터 소장으로 일하면서 탄광촌 진폐 환자들과 인연을 맺었고 지금도 오 갈 곳 없는 환자 100여 명을 돌보고 있습니다. 한때 당당했던 산업 역꾼에서 불치병 환자로 생을 마감한 진폐 환자들. 그들에게 들었던 수백미터 지하 쳬탄막장에서의 열정과 죽음이 8평 남짓한 병원 옥상 화실에서 되살아났습니다. 그의 곁을 떠난 검은 영혼들, 그들과 만나기 위해 그렸던 35점의 유화에는 환자들의 고통과 의사로서의 죄책감이 짙게 묻어납니다. ⊙조창원(원장): 영혼이 날 얼마나 원망하며 떠났겠냐 말이야. 그래서 내가 그 영혼을 굿을 못해 주었지만은 내가 캠버스에 그림으로 그려 주마... ⊙기자: 막장에 매몰된 남편이 살아서 돌아오더라는 어느 미망인의 꿈 이야기. 캄캄한 막장에 갇혀 닷새 동안 기도밖에는 할 수 없었던 절박함도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에 실제 주인공이기도 했던 조창원 원장. 그의 작품들은 탄광 노동자들의 약속의 땅인 강원도 태백 석탄 박물관에 영구 보존될 예정입니다. KBS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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