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잇단 먹을거리 파동

입력 2006.12.26 (22:09) 수정 2006.12.26 (22: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주요 뉴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2006 결산,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사상 최대규모의 급식사고, 먹을 거리 파동입니다. 김주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98년부터 시작된 우리 학교급식을 송두리째 뒤흔든 최대규모의 식중독 사건!!

<인터뷰>식중독 입원 학생 : "처음엔 머리만 아프다가 배 아프고 설사하고 너무 심해서 병원으로 왔어요."

<인터뷰>식중독 의심 학생 : "밥 먹고 그랬는데요, 설사하고요. 구토하고요. 메스껍고, 고열에다가..."

올 6월 서울의 3개 중고등학교에서 시작된 집단 식중독 사고는 불과 보름 사이 전국 56개 학교와 기업체 등 4천 5백여 명으로 확산됐습니다.

<인터뷰>오대규(질병관리본부장) : "서울,경기 지역 환자검체 1821건 중 121건 노로바이러스 양성결과를 얻었으며..."

사상 초유 급식대란의 원인균은 노로바이러스로 밝혀졌지만, 감염경로는 끝내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허영주(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장) : "안타깝게도 최종적인 원인규명에는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급식 전반을 업체에 일임하는 위탁 체계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학교급식 시스템을 위탁에서 직영으로 대수술하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인터뷰>이창근(CJ 푸드시스템 전 대표이사) : "전국 93게 초중고뿐만 아니라 35개 대학의 급식에서 철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오전 7시, 식자재를 실은 차량이 학교에 속속 도착합니다.

고기와 야채 등 식재료를 살펴보는 검수반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녹취> "오늘 버섯이 나쁘진 않아요, 좋은 편이고요..."

위탁급식을 하다 식중독 사태를 겪은 뒤 직영으로 바꾼 이 학교, 학부모들의 자원봉사가 안전 급식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신현숙(급식 자원봉사 학부모) : "우리 애들이 먹는 것에 엄마들이 직접 개입을 하니까 학교도 더 신경을 쓰고..."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인터뷰>전미소(서울 성재중학교 3학년) : "위탁 때는 머리카락도 나오고 그랬는데 직영으로 바뀐 다음에는 좋아졌어요."

정부도 앞으로 3년간 2조 2천억 원을 투입해 전국 초.중.고교의 급식체계를 대부분 직영화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직영전환이 능사는 아닙니다.

계절에 상관없는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하상도(중대 식품공학과 교수) : "직영이 능사는 아닙니다. 실제로 최근 식중독은 다 직영에서 나왔고요, 결국 서로가 협조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식품에서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할 기술이 없는 당국으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할 뿐입니다.

먹을거리에 대한 공포는 가정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름도 낮선 트랜스 지방,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있지만 담배만큼이나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지면서 우리식탁엔 또하나의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인터뷰>오동주(고려대 순환기내과 교수) : "다른 지방보다 심장계 질환을 10배 정도 높일 수 있는 아주 무서운 지방..."

미국 등 선진국과 함께 우리정부와 식품업계도 트랜스지방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인터뷰>이창준(식약청 팀장) : "트랜스지방 함량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핵심사업으로 추진..."

먹을거리 파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3월 비타민 음료 벤젠 검출, 5월 감자칩 유해성 논란, 9월 대장균 분유, 11월 발암물질 가자미류 12월) 지하 식수 오염 등입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마련한 카드는 식품안전처 신설...

농림부와 식약청, 환경부 등 7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식품행정을 통합해 즉각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지만 여야 정치공방 와중에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인터뷰>문창진(식약청장) : "최종 관문인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2006년 올 한해는 이렇게 식품안전 사고가 1년 내내 끊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먹을거리 문화의 정착, 2007년 새해에는 반드시 이룩해야 할 시급한 과젭니다.

KBS 뉴스 김주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2006년 잇단 먹을거리 파동
    • 입력 2006-12-26 21:09:55
    • 수정2006-12-26 22:10:43
    뉴스 9
<앵커 멘트>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주요 뉴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2006 결산,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사상 최대규모의 급식사고, 먹을 거리 파동입니다. 김주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98년부터 시작된 우리 학교급식을 송두리째 뒤흔든 최대규모의 식중독 사건!! <인터뷰>식중독 입원 학생 : "처음엔 머리만 아프다가 배 아프고 설사하고 너무 심해서 병원으로 왔어요." <인터뷰>식중독 의심 학생 : "밥 먹고 그랬는데요, 설사하고요. 구토하고요. 메스껍고, 고열에다가..." 올 6월 서울의 3개 중고등학교에서 시작된 집단 식중독 사고는 불과 보름 사이 전국 56개 학교와 기업체 등 4천 5백여 명으로 확산됐습니다. <인터뷰>오대규(질병관리본부장) : "서울,경기 지역 환자검체 1821건 중 121건 노로바이러스 양성결과를 얻었으며..." 사상 초유 급식대란의 원인균은 노로바이러스로 밝혀졌지만, 감염경로는 끝내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허영주(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장) : "안타깝게도 최종적인 원인규명에는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급식 전반을 업체에 일임하는 위탁 체계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학교급식 시스템을 위탁에서 직영으로 대수술하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인터뷰>이창근(CJ 푸드시스템 전 대표이사) : "전국 93게 초중고뿐만 아니라 35개 대학의 급식에서 철수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 오전 7시, 식자재를 실은 차량이 학교에 속속 도착합니다. 고기와 야채 등 식재료를 살펴보는 검수반의 손길이 바빠집니다. <녹취> "오늘 버섯이 나쁘진 않아요, 좋은 편이고요..." 위탁급식을 하다 식중독 사태를 겪은 뒤 직영으로 바꾼 이 학교, 학부모들의 자원봉사가 안전 급식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신현숙(급식 자원봉사 학부모) : "우리 애들이 먹는 것에 엄마들이 직접 개입을 하니까 학교도 더 신경을 쓰고..."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인터뷰>전미소(서울 성재중학교 3학년) : "위탁 때는 머리카락도 나오고 그랬는데 직영으로 바뀐 다음에는 좋아졌어요." 정부도 앞으로 3년간 2조 2천억 원을 투입해 전국 초.중.고교의 급식체계를 대부분 직영화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직영전환이 능사는 아닙니다. 계절에 상관없는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하상도(중대 식품공학과 교수) : "직영이 능사는 아닙니다. 실제로 최근 식중독은 다 직영에서 나왔고요, 결국 서로가 협조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식품에서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할 기술이 없는 당국으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할 뿐입니다. 먹을거리에 대한 공포는 가정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름도 낮선 트랜스 지방,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있지만 담배만큼이나 인체에 해롭다고 알려지면서 우리식탁엔 또하나의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인터뷰>오동주(고려대 순환기내과 교수) : "다른 지방보다 심장계 질환을 10배 정도 높일 수 있는 아주 무서운 지방..." 미국 등 선진국과 함께 우리정부와 식품업계도 트랜스지방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인터뷰>이창준(식약청 팀장) : "트랜스지방 함량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핵심사업으로 추진..." 먹을거리 파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3월 비타민 음료 벤젠 검출, 5월 감자칩 유해성 논란, 9월 대장균 분유, 11월 발암물질 가자미류 12월) 지하 식수 오염 등입니다. 정부가 고심 끝에 마련한 카드는 식품안전처 신설... 농림부와 식약청, 환경부 등 7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식품행정을 통합해 즉각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지만 여야 정치공방 와중에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인터뷰>문창진(식약청장) : "최종 관문인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니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2006년 올 한해는 이렇게 식품안전 사고가 1년 내내 끊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먹을거리 문화의 정착, 2007년 새해에는 반드시 이룩해야 할 시급한 과젭니다. KBS 뉴스 김주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