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 수렁에 빠진 미국 정책

입력 2006.12.28 (22:11) 수정 2006.12.2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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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6 결산, 오늘은 올 한해 국제사회의 가장 이슈 중 하나였던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짚어봅니다.

부시행정부는 갈수록 악화되는 이라크 사태에 발목이 잡혀 결국 중간선거에서 패배했고 앞으로 이라크 정책을 어떻게 변화시켜갈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라크에서는 요즘 하루 평균 120명이 폭탄테러로 숨지거나 다칩니다.

종파 간 분쟁은 악화 일로로 치달아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그리고 정부군과 민병대가 서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미군도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습니다.

<녹취>로버트 게이츠(국방장관 청문회/지난 5일) : "(미국이 현재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닙니다."

지난 2003년 3월 대량살상무기를 없애겠다며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은 불과 40일 만에 이라크를 점령했습니다.

전후 4년째인 올해, 선거를 통해 이라크 주권 정부를 출범시키고 알 카에다의 2인자 알 자르카위를 공습으로 제거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도 올렸습니다.

그러나 희생이 너무 큽니다.

5만 5천 명의 이라크 인이 숨졌고 1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미군 사망자는 3천 명에 육박해, 911테러 희생자 2천 973명을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쏟아부은 전비는 3백조 원이 넘지만 앞으로 그 다섯 배가 더 들어가야 한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도 결국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은 지지도 급락과 중간선거 완패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이라크 전을 주도하던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전격 경질됐습니다.

미국의 다음 대선은 2008년 11월.

2년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이라크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다음 대선의 최대 쟁점 역시 이라크 문제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녹취>존 맥케인(공화당 상원의원) : "나는 이라크에 더 많은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믿습니다."

<녹취>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상원 의원) : "이라크 전쟁은 잘못된 정보와 장밋빛 시나리오에 근거한 실수 였음이 밝혀졌습니다."

다음달 새 이라크 정책 발표를 앞두고 부시대통령은 크로포드 목장에서 참모들과 함께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부시(美 대통령) : "우리는 이라크에서 승리하기 위한 각종 제안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현실에 맞도록 전략과 전술을 변화할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주둔 미군을 단기간에 감축하거나 철군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내전 상황이 악화돼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점진적인 철군 정책을 내 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현 상황을 그대로 뒀다간 다음 대선에서 백악관마저 민주당에 넘겨줄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제임스 팔로우(前 유에스에이 앤 월드리포트 편집장) : "미국 내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미군은 이라크에 계속 주둔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철수를 할 경우 이라크 국민이 겪게 될 폭력을 생각하면 이라크에서 단기간 내에 철수를 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점진적인 철수를 시작해야 합니다."

일단 큰 틀의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의 선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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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사태’ 수렁에 빠진 미국 정책
    • 입력 2006-12-28 21:26:20
    • 수정2006-12-28 22: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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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6 결산, 오늘은 올 한해 국제사회의 가장 이슈 중 하나였던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짚어봅니다. 부시행정부는 갈수록 악화되는 이라크 사태에 발목이 잡혀 결국 중간선거에서 패배했고 앞으로 이라크 정책을 어떻게 변화시켜갈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라크에서는 요즘 하루 평균 120명이 폭탄테러로 숨지거나 다칩니다. 종파 간 분쟁은 악화 일로로 치달아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 그리고 정부군과 민병대가 서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미군도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습니다. <녹취>로버트 게이츠(국방장관 청문회/지난 5일) : "(미국이 현재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닙니다." 지난 2003년 3월 대량살상무기를 없애겠다며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은 불과 40일 만에 이라크를 점령했습니다. 전후 4년째인 올해, 선거를 통해 이라크 주권 정부를 출범시키고 알 카에다의 2인자 알 자르카위를 공습으로 제거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도 올렸습니다. 그러나 희생이 너무 큽니다. 5만 5천 명의 이라크 인이 숨졌고 1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미군 사망자는 3천 명에 육박해, 911테러 희생자 2천 973명을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쏟아부은 전비는 3백조 원이 넘지만 앞으로 그 다섯 배가 더 들어가야 한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도 결국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은 지지도 급락과 중간선거 완패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이라크 전을 주도하던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전격 경질됐습니다. 미국의 다음 대선은 2008년 11월. 2년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이라크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다음 대선의 최대 쟁점 역시 이라크 문제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녹취>존 맥케인(공화당 상원의원) : "나는 이라크에 더 많은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믿습니다." <녹취>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상원 의원) : "이라크 전쟁은 잘못된 정보와 장밋빛 시나리오에 근거한 실수 였음이 밝혀졌습니다." 다음달 새 이라크 정책 발표를 앞두고 부시대통령은 크로포드 목장에서 참모들과 함께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부시(美 대통령) : "우리는 이라크에서 승리하기 위한 각종 제안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현실에 맞도록 전략과 전술을 변화할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주둔 미군을 단기간에 감축하거나 철군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내전 상황이 악화돼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은 점진적인 철군 정책을 내 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현 상황을 그대로 뒀다간 다음 대선에서 백악관마저 민주당에 넘겨줄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제임스 팔로우(前 유에스에이 앤 월드리포트 편집장) : "미국 내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미군은 이라크에 계속 주둔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철수를 할 경우 이라크 국민이 겪게 될 폭력을 생각하면 이라크에서 단기간 내에 철수를 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점진적인 철수를 시작해야 합니다." 일단 큰 틀의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의 선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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