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깡’으로 새는 유가 보조금

입력 2007.01.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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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5년 전부터 정부는 화물차 차주들에게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리터당 283원씩인데 정부에서 보급한 복지카드로 결재할 경우 통장으로 자동 입금됩니다.

그런데 투명성을 위해 도입된 이 제도가 돈을 빼돌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사실이 kbs의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물차가 주유소로 들어섭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 주유소 직원에게 뭔가를 요구합니다.

<녹취> "지금 경비가 좀 없어서 그런데... 기름 한 20만원 어치만 넣고 10만원 만 좀...(30만원 카드 긋고, 10만원 빼드리면 되죠?) 시원하게 해드리면 되지...."

액수를 부풀려 결제해 달라는 요구에 주유소 직원은 카드 결제 후 바로 현금을 건내줍니다.

영수증에는 30만원어치를 넣은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 넣은 것은 20만원 어치뿐입니다.

<녹취>화물차 운전자: "카드는 30만원 찍힌거죠 . 기름은 20만원 어치 넣고 10만원은 받았으니까... "

화물차를 주로 상대하는 또 다른 주유소....

카드로 결제를 하고 현금을 돌려받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녹취>화물차 운전자: "카드는 30만원 끊고 기름은 16만원 넣고, 현금은 14만원 받았죠...이렇게 움직이려면, 도로비도 있어야 되고, 점심값도 있어야 하고, 열악한 환경속에서 하다보니까..."

아예 거래 포인트 통장에 현금 20%라고 명시한 뒤, 무조건 20%씩 부풀려 결제해 주고 현금을 돌려주는 주유소까지 있습니다.

<녹취>화물차 운전자: "안그런 주유소는 그게 희안한 이상한 주유소지...화물차 기사 상대하면서 ... 어느 화물차 기사가 기름을 넣으러 와가지고 넣은 것만 결제하고 갈 그런 기사가 어딨겠습니까... 주유소에 가는 건 업(부풀린 결제)을 하려고.. "

<녹취>주유소 소장: "추가로 더 끊어달라구 하시는데.. 안 끊어주면 그 차주 분이 다른데로 가시고 단골도 놓치고 이런 경우가 생기니까 안끊어주기도 뭐하고 입장이 난처합니다."

이렇게 기름값을 부풀려 결재하는 이유는 유가보조금 때문.

건설교통부가 만든 화물운전자 복지카드를 쓸 경우 1리터당 283원이 보조되기 때문입니다.

액수를 부풀릴 경우 그만큼 기름값을 보조받으면서 현금까지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12톤 화물차의 경우, 한달에 받을 수 있는 유가보조금은 120만원이 넘습니다.

10만원을 부풀려 결제 할때마다 화물차 운전자는 유가보조금 2만 5천 원을 받고, 부가가치세 만원을 추가로 줄일 수 있어 3만 5천 의 부당 이익을 얻는 셈입니다.

화물차 운전자들에겐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건설교통부 유가 보조금 관계자: "저희들이 국세청하고 해서 합동으로해서 조만간에 실태조사, 단속을 할 계획이거든요.. 추진 중에 있습니다."

양식있는 화물차 업주들도 이런 상황에 불만이 많습니다.

<인터뷰>권익을 찾는 차주의 모임: "이게 화물차주들에게 도둑질하라고 유도하는 거지 뭡니까? 이래서는 절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10년전에 비해 3-4배가 오른 유가만큼 운송비가 현실화되지 않고는 답이 없습니다. 정부는 예산을 날리고 화물차주들은 도둑 노릇을 해야하는 이런 제도를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건설교통부는 올해 하반기 까지 화물차 운전자 32만명 모두에게 복지카드를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들어갈 올 한해 유가보조금만 7천 억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김승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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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깡’으로 새는 유가 보조금
    • 입력 2007-01-26 20:09:57
    뉴스타임
<앵커 멘트> 5년 전부터 정부는 화물차 차주들에게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리터당 283원씩인데 정부에서 보급한 복지카드로 결재할 경우 통장으로 자동 입금됩니다. 그런데 투명성을 위해 도입된 이 제도가 돈을 빼돌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사실이 kbs의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물차가 주유소로 들어섭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 주유소 직원에게 뭔가를 요구합니다. <녹취> "지금 경비가 좀 없어서 그런데... 기름 한 20만원 어치만 넣고 10만원 만 좀...(30만원 카드 긋고, 10만원 빼드리면 되죠?) 시원하게 해드리면 되지...." 액수를 부풀려 결제해 달라는 요구에 주유소 직원은 카드 결제 후 바로 현금을 건내줍니다. 영수증에는 30만원어치를 넣은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 넣은 것은 20만원 어치뿐입니다. <녹취>화물차 운전자: "카드는 30만원 찍힌거죠 . 기름은 20만원 어치 넣고 10만원은 받았으니까... " 화물차를 주로 상대하는 또 다른 주유소.... 카드로 결제를 하고 현금을 돌려받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습니다. <녹취>화물차 운전자: "카드는 30만원 끊고 기름은 16만원 넣고, 현금은 14만원 받았죠...이렇게 움직이려면, 도로비도 있어야 되고, 점심값도 있어야 하고, 열악한 환경속에서 하다보니까..." 아예 거래 포인트 통장에 현금 20%라고 명시한 뒤, 무조건 20%씩 부풀려 결제해 주고 현금을 돌려주는 주유소까지 있습니다. <녹취>화물차 운전자: "안그런 주유소는 그게 희안한 이상한 주유소지...화물차 기사 상대하면서 ... 어느 화물차 기사가 기름을 넣으러 와가지고 넣은 것만 결제하고 갈 그런 기사가 어딨겠습니까... 주유소에 가는 건 업(부풀린 결제)을 하려고.. " <녹취>주유소 소장: "추가로 더 끊어달라구 하시는데.. 안 끊어주면 그 차주 분이 다른데로 가시고 단골도 놓치고 이런 경우가 생기니까 안끊어주기도 뭐하고 입장이 난처합니다." 이렇게 기름값을 부풀려 결재하는 이유는 유가보조금 때문. 건설교통부가 만든 화물운전자 복지카드를 쓸 경우 1리터당 283원이 보조되기 때문입니다. 액수를 부풀릴 경우 그만큼 기름값을 보조받으면서 현금까지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12톤 화물차의 경우, 한달에 받을 수 있는 유가보조금은 120만원이 넘습니다. 10만원을 부풀려 결제 할때마다 화물차 운전자는 유가보조금 2만 5천 원을 받고, 부가가치세 만원을 추가로 줄일 수 있어 3만 5천 의 부당 이익을 얻는 셈입니다. 화물차 운전자들에겐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건설교통부 유가 보조금 관계자: "저희들이 국세청하고 해서 합동으로해서 조만간에 실태조사, 단속을 할 계획이거든요.. 추진 중에 있습니다." 양식있는 화물차 업주들도 이런 상황에 불만이 많습니다. <인터뷰>권익을 찾는 차주의 모임: "이게 화물차주들에게 도둑질하라고 유도하는 거지 뭡니까? 이래서는 절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10년전에 비해 3-4배가 오른 유가만큼 운송비가 현실화되지 않고는 답이 없습니다. 정부는 예산을 날리고 화물차주들은 도둑 노릇을 해야하는 이런 제도를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건설교통부는 올해 하반기 까지 화물차 운전자 32만명 모두에게 복지카드를 보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들어갈 올 한해 유가보조금만 7천 억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김승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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