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 작은 웅덩이의 기적

입력 2007.02.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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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심 속 야산에 파놓은 조그만 웅덩이에 수십여종의 새들이 찾아와 목욕을 즐기고 물을 마시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다섯달동안 작은 물웅덩이에서 일어난 자연의 신비를 조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목욕을 좋아한다는 어치가 힘찬 자맥질로 숲속의 정적을 깨웁니다.

빨강 머리 청딱다구리는 절도있는 목욕 솜씨를 뽐냅니다.

부산한 뱁새떼는 잠시도 쉬질 않습니다.

시끄런 뱁새떼를 쫓아낸 붉은배새매, 느긋하게 목욕을 즐깁니다.

사이좋은 직박구리들은 돌아가며 물장구를 칩니다.

이처럼 갖가지 새들이 날아와 시원스레 목욕을 즐기며 아름답게 지저귀는 곳은 다름 아닌 도심 인근 야산에 마련된 이 조그만 물웅덩입니다.

이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건 지난해 9월, 당시만 해도 삭막한 주변 환경 탓에 새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물이 고이고 먹이가 생기면서 깊은 숲 속에 몸을 숨겼던 새들이 하나 둘 찾아들더니, 짝짓기 철이 다가오자 물웅덩이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까지 벌어집니다.

겨울이 되면서 살얼음이 얼어도 새들의 방문은 끝나지 않습니다.

<인터뷰>최종인(시화호 환경지킴이) : "주변이 온통 건물이고 도로고, 아파트만 있는데 여기에 맹금류나 깊은 산속에 사는 솔새들이 찾아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 그리고 멸종 위기에 놓인 조롱이와 말똥가리 등 지난 다섯 달 동안 관찰된 새만 쉰여섯 종, 이곳이 새들의 놀이터가 된 것은 무엇보다 도시에선 찾기 어려운 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창회(박사/국립환경과학원) : "작은 웅덩이라 할지라도 새들이 식수로 이용하고, 여러 가지 유리한 측면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물이 중요합니다."

작은 물웅덩이에 모여든 새들의 힘찬 날갯짓은 물이 곧 생명이라는 소중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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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의 신비’ 작은 웅덩이의 기적
    • 입력 2007-02-13 21: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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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심 속 야산에 파놓은 조그만 웅덩이에 수십여종의 새들이 찾아와 목욕을 즐기고 물을 마시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다섯달동안 작은 물웅덩이에서 일어난 자연의 신비를 조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목욕을 좋아한다는 어치가 힘찬 자맥질로 숲속의 정적을 깨웁니다. 빨강 머리 청딱다구리는 절도있는 목욕 솜씨를 뽐냅니다. 부산한 뱁새떼는 잠시도 쉬질 않습니다. 시끄런 뱁새떼를 쫓아낸 붉은배새매, 느긋하게 목욕을 즐깁니다. 사이좋은 직박구리들은 돌아가며 물장구를 칩니다. 이처럼 갖가지 새들이 날아와 시원스레 목욕을 즐기며 아름답게 지저귀는 곳은 다름 아닌 도심 인근 야산에 마련된 이 조그만 물웅덩입니다. 이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건 지난해 9월, 당시만 해도 삭막한 주변 환경 탓에 새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물이 고이고 먹이가 생기면서 깊은 숲 속에 몸을 숨겼던 새들이 하나 둘 찾아들더니, 짝짓기 철이 다가오자 물웅덩이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까지 벌어집니다. 겨울이 되면서 살얼음이 얼어도 새들의 방문은 끝나지 않습니다. <인터뷰>최종인(시화호 환경지킴이) : "주변이 온통 건물이고 도로고, 아파트만 있는데 여기에 맹금류나 깊은 산속에 사는 솔새들이 찾아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 그리고 멸종 위기에 놓인 조롱이와 말똥가리 등 지난 다섯 달 동안 관찰된 새만 쉰여섯 종, 이곳이 새들의 놀이터가 된 것은 무엇보다 도시에선 찾기 어려운 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창회(박사/국립환경과학원) : "작은 웅덩이라 할지라도 새들이 식수로 이용하고, 여러 가지 유리한 측면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물이 중요합니다." 작은 물웅덩이에 모여든 새들의 힘찬 날갯짓은 물이 곧 생명이라는 소중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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