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이 귀향 희망

입력 2007.02.18 (21:41) 수정 2007.02.1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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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에 이어서 우리나라 은퇴문화를 들여다봅니다.
은퇴를 앞둔 사람의 절반 이상이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 철저한 준비 없는 전원생활은 오히려 실망만 안겨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수연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건설회사에서 23년 동안 일해온 양형규 씨. 승진도 빨랐고 주위의 인정도 받았지만 이제는 훌훌 털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인터뷰>양형규(5년 내 은퇴 희망자): "열심히 일했으니까, 자녀들 교육이 어느 정도 끝나니까 이제는 내 삶을 좀 살아야겠다, 지금까지는 가족을 위해서 경제활동도 해야 했지요."

양씨처럼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은퇴해 농촌에 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유수종·김옥순(귀향 희망자): "어렸을 때 농촌에 살았으니까, 우리가 나이 들어서는 또 농촌에 돌아가고 싶잖아요. 그게 꿈이에요."

그러나 전원생활은 생각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능숙한 손놀림에 장작이 어김없이 두 쪽 납니다.

지금은 영락없는 농촌 사람이지만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윤희경 씨. 야간 자율학습과 입시 위주 교육에 신물나던 무렵 농사지으며 글 쓰는 자유를 택했습니다.

전원생활 13년 선배로서 그는 중요한 조언 한 마디를 잊지 않습니다.

<인터뷰>윤희경(전원생활 13년 째): "물이 흘러가듯 낮게 낮게, 그러니까 무슨 도시에서 공무원 했거나 높은 직위에 있었더라도 고집하면 안 돼요. 들어오는 순간에 다 버려야 돼, 다 버리고 이 사람들하고 똑같이 행동해야 하는 거죠."

이 마을에 사는 22가구 주민은 모두 도시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요즘처럼 텃밭 가꿀 일도 없는 철에는 이웃끼리 돌아가며 고구마도 쪄먹고 차도 마시면서 소일합니다.

이렇게 서로 의지해가며 살다 보니 농촌 생활에 적응하기가 한결 쉬웠습니다.

<인터뷰>김종경(은퇴 후 전원생활 5년 째): "이웃 간에 모여서 차 한 잔씩 하면서 돌아가는 세상 이야기, 서로 애로사항 같은 거 들어주고, 급한 일 있으면 서로 차라도 태워서 시내 갔다오고, 좋은 거죠. 서로 도와가면서 사니까."

도시생활에서 은퇴해 전원을 찾는 이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전원 속에서 무료하고 실망스런 노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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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반이 귀향 희망
    • 입력 2007-02-18 21:04:50
    • 수정2007-02-18 21:43:20
    뉴스 9
<앵커 멘트> 어제에 이어서 우리나라 은퇴문화를 들여다봅니다. 은퇴를 앞둔 사람의 절반 이상이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 철저한 준비 없는 전원생활은 오히려 실망만 안겨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수연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건설회사에서 23년 동안 일해온 양형규 씨. 승진도 빨랐고 주위의 인정도 받았지만 이제는 훌훌 털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인터뷰>양형규(5년 내 은퇴 희망자): "열심히 일했으니까, 자녀들 교육이 어느 정도 끝나니까 이제는 내 삶을 좀 살아야겠다, 지금까지는 가족을 위해서 경제활동도 해야 했지요." 양씨처럼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은퇴해 농촌에 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유수종·김옥순(귀향 희망자): "어렸을 때 농촌에 살았으니까, 우리가 나이 들어서는 또 농촌에 돌아가고 싶잖아요. 그게 꿈이에요." 그러나 전원생활은 생각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능숙한 손놀림에 장작이 어김없이 두 쪽 납니다. 지금은 영락없는 농촌 사람이지만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윤희경 씨. 야간 자율학습과 입시 위주 교육에 신물나던 무렵 농사지으며 글 쓰는 자유를 택했습니다. 전원생활 13년 선배로서 그는 중요한 조언 한 마디를 잊지 않습니다. <인터뷰>윤희경(전원생활 13년 째): "물이 흘러가듯 낮게 낮게, 그러니까 무슨 도시에서 공무원 했거나 높은 직위에 있었더라도 고집하면 안 돼요. 들어오는 순간에 다 버려야 돼, 다 버리고 이 사람들하고 똑같이 행동해야 하는 거죠." 이 마을에 사는 22가구 주민은 모두 도시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요즘처럼 텃밭 가꿀 일도 없는 철에는 이웃끼리 돌아가며 고구마도 쪄먹고 차도 마시면서 소일합니다. 이렇게 서로 의지해가며 살다 보니 농촌 생활에 적응하기가 한결 쉬웠습니다. <인터뷰>김종경(은퇴 후 전원생활 5년 째): "이웃 간에 모여서 차 한 잔씩 하면서 돌아가는 세상 이야기, 서로 애로사항 같은 거 들어주고, 급한 일 있으면 서로 차라도 태워서 시내 갔다오고, 좋은 거죠. 서로 도와가면서 사니까." 도시생활에서 은퇴해 전원을 찾는 이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전원 속에서 무료하고 실망스런 노후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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