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어선도 위장 전입…‘보상 노린 투기’

입력 2007.04.12 (22:22) 수정 2007.04.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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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인천 앞바다의 어선들이 투기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각종 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자 보상을 노리고 이런 투기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김영인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소형 어선들이 뻘밭에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고기를 담는 박스는 먼지투성이고, 배 곳곳은 심하게 녹슬었습니다.

외지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사놓은 어선들입니다.

인천 연안에서 대규모 공공 개발사업을 하는 건설사가 어장 축소에 따라 피해를 입은 어민들에게 주는 보상금을 노리는 것입니다.

<녹취> 수협 관계자 : "양복입고 쉽게 말해서 귀부인스타일로 오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약간 눈엣가시죠."

한 척에 천 5백에서 2천만 원하는 낡은 소형 어선 값이 최근에는 4~5배나 뛰었습니다.

<녹취> 공인중개업자 : "(프리미엄이 얼마정도 해요?) 들쑥날쑥한데 6천만 원에서 8천만 원 정도 해요."

보상금을 받기 위해 아예 인천으로 선적을 옮기기도 합니다.

이 배는 최근 경기도 시흥에서 인천으로 전입해 온 뱁니다. 소래포구에만 이와 같은 배가 적어도 30척이 넘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이런 어선들이 공식적인 것만 61척에 이릅니다.

나중에 있을 보상 심사에 대비해 위장 조업을 하는 투기꾼도 있습니다.

<녹취> 수협 관계자 : "투자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제가 보기에는 조업을 가끔씩은 나가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도 말은 들었겠죠. 조업 안하면 (보상금을) 안 준다."

지난해 말 선주가 바뀐 한 어선의 입출항 기록입니다.

운항시간이 12분, 19분, 길어봤자 한 시간입니다.

<녹취> 이○○(전 선주) : "인천 송도와 안산 오이도 쪽 둑 막는다는 얘기 있었거든요. 그 보상권 노리고 산 것 같아요."

투기 세력 가운데는 심지어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어민 : "수협, 시, 구청 직원들이 (배를) 갖고 있어요. (정보를) 아는 사람들이 갖고 있어요."

그러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천시 공무원 : "실질적으로 어선이 조업 목적으로 들어왔는지 판단하는 것은 좀 어렵고요. 주민등록을 일일이 다 검사해야…"

부동산에 이어 이제는 고기잡는 어선까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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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어선도 위장 전입…‘보상 노린 투기’
    • 입력 2007-04-12 21:33:37
    • 수정2007-04-12 22: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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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인천 앞바다의 어선들이 투기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각종 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자 보상을 노리고 이런 투기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김영인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소형 어선들이 뻘밭에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고기를 담는 박스는 먼지투성이고, 배 곳곳은 심하게 녹슬었습니다. 외지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사놓은 어선들입니다. 인천 연안에서 대규모 공공 개발사업을 하는 건설사가 어장 축소에 따라 피해를 입은 어민들에게 주는 보상금을 노리는 것입니다. <녹취> 수협 관계자 : "양복입고 쉽게 말해서 귀부인스타일로 오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약간 눈엣가시죠." 한 척에 천 5백에서 2천만 원하는 낡은 소형 어선 값이 최근에는 4~5배나 뛰었습니다. <녹취> 공인중개업자 : "(프리미엄이 얼마정도 해요?) 들쑥날쑥한데 6천만 원에서 8천만 원 정도 해요." 보상금을 받기 위해 아예 인천으로 선적을 옮기기도 합니다. 이 배는 최근 경기도 시흥에서 인천으로 전입해 온 뱁니다. 소래포구에만 이와 같은 배가 적어도 30척이 넘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이런 어선들이 공식적인 것만 61척에 이릅니다. 나중에 있을 보상 심사에 대비해 위장 조업을 하는 투기꾼도 있습니다. <녹취> 수협 관계자 : "투자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제가 보기에는 조업을 가끔씩은 나가는 것 같아요. 그 사람들도 말은 들었겠죠. 조업 안하면 (보상금을) 안 준다." 지난해 말 선주가 바뀐 한 어선의 입출항 기록입니다. 운항시간이 12분, 19분, 길어봤자 한 시간입니다. <녹취> 이○○(전 선주) : "인천 송도와 안산 오이도 쪽 둑 막는다는 얘기 있었거든요. 그 보상권 노리고 산 것 같아요." 투기 세력 가운데는 심지어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어민 : "수협, 시, 구청 직원들이 (배를) 갖고 있어요. (정보를) 아는 사람들이 갖고 있어요." 그러나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인천시 공무원 : "실질적으로 어선이 조업 목적으로 들어왔는지 판단하는 것은 좀 어렵고요. 주민등록을 일일이 다 검사해야…" 부동산에 이어 이제는 고기잡는 어선까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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