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치병 치료 ‘비아그라 먹는 아기’

<앵커 멘트>

발기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진 비아그라가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희귀난치병의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비아그라를 쓰는 한 갓난 아이의 가슴아픈 투병기를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어난 지 17개월 된 상현이.

움직일 때마다 상현이 코로 연결된 산소호흡기의 가늘고 긴 호스가 몸을 칭칭 감습니다.

<녹취>"상현아 이리와 봐. 엄마쪽으로 와."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심장에서 폐로 이어지는 폐동맥의 혈압이 높다는 희귀난치질환 진단을 받아 호흡기 없이는 숨 쉬기 조차 힘듭니다.

<녹취>"엄마 엄마....."

그런데 병원에서 처방한 약은 다름 아닌 발기부전 치료제로 알려진 비아그라였습니다.

<인터뷰>정혜경(상현이 엄마): "남성 발기부전에 쓰인대서 우리 아기가 왜 이 약을 먹냐고...놀래서..."

비아그라의 주성분이 고혈압으로 좁아진 폐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재영(세종병원 소아심장과 전문의): "비아그라의 1차적 작용은 폐동맥 혈관 수축을 방지해서 폐혈관을 늘려주고 장기적으로는 혈관이 두꺼워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상현이는 1년 넘게 매일 30mg 씩 약국에서 갈아준 비아그라를 먹고 있습니다.

실제로 약을 복용한 뒤 호흡 곤란 증상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치료제로 안정성 허가를 받아 폐동맥 고혈압에 사용할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정혜경(상현이 엄마): "건강보험이 안되도 쓸 수 밖에 없죠. 이 약이 우리 아이 치료약이라고 생각이 드니까..."

폐동맥 고혈압은 희귀난치 질환으로 국내에는 천 5백여명의 환가가 있는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