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동북아 물류 허브 ‘위기’

입력 2007.05.31 (22:06) 수정 2007.05.3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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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항만과 공항은 그동안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의 눈부신 추격으로 동북아 물류허브의 꿈이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바다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현주소를 정영훈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북아 물류 허브항을 내세우며 지난해 1월 문을 연 부산 신항.

평일 오후지만 컨테이너 시설 대부분이 멈춰서 있습니다.

오고 가는 배를 찾아 보기도 힘듭니다.

항만과 내륙을 연결할 기반 시설도 아직 부족합니다.

부산 신항과의 연결철도입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이면 공사가 끝나야 하지만 보상 등의 문제로 완공은 2010년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이곳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15만9천 개, 같은 기간 부산항 물동량의 4퍼센트도 안 됩니다.

<인터뷰> "어차피 작년에 개장을 했고 올해, 내년 2008년 정도까지는 사실 다소 힘들지 않겠느냐 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산 신항보다 두 달 먼저 문을 연 중국 상하이 양산항은 올해 싱가폴항과 세계 1위를 다툴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배후 물류 단지와 기반 시설을 항만과 동시에 갖추고 물류를 집중시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만은 우리끼리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남 광양항은 지난 1월 한 대형 외국 선사가 부산항으로 옮겨가 이후 물류 처리량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한 선사의 선택에 항만의 운명이 좌우될 정도입니다.

<인터뷰> "부산항이 1200만 TEU를 나머지 300만을 인천항, 광양항, 평택항 이런 식으로 나눠 가졌는데,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문제가 좀 있습니다."

올해 화물운송분야에서 세계 2위로 올라선 인천국제공항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상하이 푸동공항의 화물처리량은 오는 2015년 이후에 인천공항을 넘어서게 됩니다.

대한항공이 중국 물류회사와 함께 텐진에 설립한 화물 전용 항공사도 올 하반기에 운영을 시작합니다.

폭증하는 중국 화물 처리에서 앞으로 인천공항이 소외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국적항공사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거고, 저희들이 진검승부하는 것은 2012년 이후라고 생각하고 그때를 준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물류 경쟁에서 양에 집착해서는 이기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옮기는 물류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물류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중국보다 더 부가가치 창출형에 물류거점, 물류시설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앞선 정보기술 인프라를 이용하면 물류서비스를 고급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고급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물류서비스의 차원을 높이는, 이렇게 해서 화주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노력을 할 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 있습니다."

인허가 과정에서 원스톱서비스는 엄두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중앙 부처와 지자체, 경제자유구역청 등의 얽히고 설킨 물류 행정도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납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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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동북아 물류 허브 ‘위기’
    • 입력 2007-05-31 21:12:47
    • 수정2007-05-31 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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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항만과 공항은 그동안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의 눈부신 추격으로 동북아 물류허브의 꿈이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바다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현주소를 정영훈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동북아 물류 허브항을 내세우며 지난해 1월 문을 연 부산 신항. 평일 오후지만 컨테이너 시설 대부분이 멈춰서 있습니다. 오고 가는 배를 찾아 보기도 힘듭니다. 항만과 내륙을 연결할 기반 시설도 아직 부족합니다. 부산 신항과의 연결철도입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이면 공사가 끝나야 하지만 보상 등의 문제로 완공은 2010년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이곳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15만9천 개, 같은 기간 부산항 물동량의 4퍼센트도 안 됩니다. <인터뷰> "어차피 작년에 개장을 했고 올해, 내년 2008년 정도까지는 사실 다소 힘들지 않겠느냐 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산 신항보다 두 달 먼저 문을 연 중국 상하이 양산항은 올해 싱가폴항과 세계 1위를 다툴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배후 물류 단지와 기반 시설을 항만과 동시에 갖추고 물류를 집중시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만은 우리끼리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남 광양항은 지난 1월 한 대형 외국 선사가 부산항으로 옮겨가 이후 물류 처리량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한 선사의 선택에 항만의 운명이 좌우될 정도입니다. <인터뷰> "부산항이 1200만 TEU를 나머지 300만을 인천항, 광양항, 평택항 이런 식으로 나눠 가졌는데,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문제가 좀 있습니다." 올해 화물운송분야에서 세계 2위로 올라선 인천국제공항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상하이 푸동공항의 화물처리량은 오는 2015년 이후에 인천공항을 넘어서게 됩니다. 대한항공이 중국 물류회사와 함께 텐진에 설립한 화물 전용 항공사도 올 하반기에 운영을 시작합니다. 폭증하는 중국 화물 처리에서 앞으로 인천공항이 소외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국적항공사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거고, 저희들이 진검승부하는 것은 2012년 이후라고 생각하고 그때를 준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물류 경쟁에서 양에 집착해서는 이기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옮기는 물류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물류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중국보다 더 부가가치 창출형에 물류거점, 물류시설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앞선 정보기술 인프라를 이용하면 물류서비스를 고급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고급의 정보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물류서비스의 차원을 높이는, 이렇게 해서 화주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노력을 할 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 있습니다." 인허가 과정에서 원스톱서비스는 엄두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중앙 부처와 지자체, 경제자유구역청 등의 얽히고 설킨 물류 행정도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납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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