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세금·유통구조’ 문제 없나?

입력 2007.06.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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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서민들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기름값이 비싼데는 정부의 지나친 세금과, 정유업계의 불투명한 가격산정도 한 몫을 하고 있는데 기름값,

과연 거품은 없는건지 박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 가격, 이젠 주유소 가기가 겁날 정돕니다.

<인터뷰> 김소중(자영업자) : "진짜 부담스러워요. 차를 끌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너무 부담돼요."

<인터뷰> 진유림(경기도 일산) : "전반적으로 다 어렵잖아요. 근데 거기에 기름 이런 거만 오르니까 힘들어요."

휘발유 가격은 크게 각종 세금과 국제유가에 정유사 마진을 붙인 공장도 가격이 6대4 정도 비율로 구성돼 있습니다.

가격을 내리려면 이 둘 가운데 하나를 낮춰야 한다는 얘깁니다.

먼저 기름값의 60%를 차지하는 세금.

OECD 27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은 10번째.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중간 정도지만, 국민소득을 감안하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사치성 소비재 개념이 강했던 과거와는 달리 기름값이 오르면 서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는 점도 유류세 인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원철(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세수를 확보해야 하지만 지금 원체 기름값이 높으니까, 단기적으로 정부가 세금을 인하, 조정하는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비싸야 덜 쓴다는 겁니다.

<녹취> 김석동(재정경제부 차관) : "에너지 소비구조가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유류 세금을 인하하는 것보다는 시장 원리로 대처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업체들이 매기는 가격엔 거품이 없을까?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7, 8월 이후 국제원유 가격과 정유업체들의 공장도 가격을 살펴봤습니다.

내리고 오르는 모습이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폭.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국제원유 가격은 25% 내렸는데도 정유업체들의 휘발유 공장도가격은 16%만 내렸습니다.

반면 이후 지난달까지 가격이 오를 때는 국제유가가 14% 오른 데 비해 공장도가격은 21%가 올랐습니다.

올릴 때는 많이, 내릴 때는 찔끔 내린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이태복(5대 거품빼기운동본부 상임대표) : "원가자료는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정유업계는 비교 기준을 원유가 아니라 국제 석유제품 가격으로 하면 별 차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올 1분기 사상 최대인 1조2천억 원의 실적을 낸 것도 국내 기름값 상승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주정빈(석유협회 홍보팀장) : "대부분의 이익은 해외, 비정유 부문에서 얻는 것으로 국내 석유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얘기는 근거가 없습니다."

정부와 정유업체가 가격 인하 여력이 없다며 서로 상대방 탓을 하고 있는 사이에 기름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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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 세금·유통구조’ 문제 없나?
    • 입력 2007-06-07 21:05:17
    뉴스 9
<앵커 멘트>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서민들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기름값이 비싼데는 정부의 지나친 세금과, 정유업계의 불투명한 가격산정도 한 몫을 하고 있는데 기름값, 과연 거품은 없는건지 박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 가격, 이젠 주유소 가기가 겁날 정돕니다. <인터뷰> 김소중(자영업자) : "진짜 부담스러워요. 차를 끌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너무 부담돼요." <인터뷰> 진유림(경기도 일산) : "전반적으로 다 어렵잖아요. 근데 거기에 기름 이런 거만 오르니까 힘들어요." 휘발유 가격은 크게 각종 세금과 국제유가에 정유사 마진을 붙인 공장도 가격이 6대4 정도 비율로 구성돼 있습니다. 가격을 내리려면 이 둘 가운데 하나를 낮춰야 한다는 얘깁니다. 먼저 기름값의 60%를 차지하는 세금. OECD 27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의 휘발유 가격은 10번째.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중간 정도지만, 국민소득을 감안하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사치성 소비재 개념이 강했던 과거와는 달리 기름값이 오르면 서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는 점도 유류세 인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원철(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세수를 확보해야 하지만 지금 원체 기름값이 높으니까, 단기적으로 정부가 세금을 인하, 조정하는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비싸야 덜 쓴다는 겁니다. <녹취> 김석동(재정경제부 차관) : "에너지 소비구조가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유류 세금을 인하하는 것보다는 시장 원리로 대처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업체들이 매기는 가격엔 거품이 없을까?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7, 8월 이후 국제원유 가격과 정유업체들의 공장도 가격을 살펴봤습니다. 내리고 오르는 모습이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폭.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국제원유 가격은 25% 내렸는데도 정유업체들의 휘발유 공장도가격은 16%만 내렸습니다. 반면 이후 지난달까지 가격이 오를 때는 국제유가가 14% 오른 데 비해 공장도가격은 21%가 올랐습니다. 올릴 때는 많이, 내릴 때는 찔끔 내린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이태복(5대 거품빼기운동본부 상임대표) : "원가자료는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정유업계는 비교 기준을 원유가 아니라 국제 석유제품 가격으로 하면 별 차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올 1분기 사상 최대인 1조2천억 원의 실적을 낸 것도 국내 기름값 상승과는 별 상관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주정빈(석유협회 홍보팀장) : "대부분의 이익은 해외, 비정유 부문에서 얻는 것으로 국내 석유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한다는 얘기는 근거가 없습니다." 정부와 정유업체가 가격 인하 여력이 없다며 서로 상대방 탓을 하고 있는 사이에 기름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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