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살 노모 눈물

입력 2000.11.3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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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상봉에서 남북을 통틀어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100살의 어머니와 75살 아들의 만남이었습니다.
남측 평양 방문단의 최고령자인 유두희 할머니 모자의 감격적인 상봉 순간을 이웅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휠체어를 타고 온 어머니, 벌떡 일어선 아들 사이에는 일순 긴장감이 감돕니다.
⊙신동길(북측 상봉단): 어머니, 어머니 나 모르겠어요.? 나 신동길이요, 동길이.
⊙기자: 그래도 어머니는 눈을 뜨지 못 합니다.
50년 참았던 오열만 터져나옵니다. 모자를 벗겨드리며 어머니 얼굴을 다시 한 번 눈에 새깁니다.
아들의 코 끝에는 눈물이 맺힙니다.
⊙며느리: 어머니 울지 마셔요. 오시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어요. 저 며느리입니다. 얼마나 마음고생하며 살았습니까?
⊙기자: 맏며느리의 첫 인사에 겨우 눈을 뜨고 칠순 아들과 며느리를 살펴봅니다.
죽었다며 제사를 지내온 아들입니다.
⊙신동길: 저 동길이여, 동길이.
⊙기자: 겨우 입을 연 유 할머니는 핏줄부터 확인합니다.
⊙유두희 할머니(100살): 아들 딸이 몇이나 돼?
⊙며느리: 아들 하나에 딸 둘입니다.
⊙기자: 100살 노인이라고 할 수 없는 총기에는 자식과 가족에 대한 애정이 배어 있습니다.
⊙유두희 할머니(100살): 우리는 아들 하나에 딸이 다섯이야. 다 대학 마치고 시집갔어. 막내가 대학 다니다 설 쇠면 졸업반이야.
⊙기자: 잠시 잊었다는 듯 아들, 며느리가 극진한 큰절을 올립니다.
⊙신동길: 한 백살 살아요. 통일돼서 같이 살게요.
⊙며느리: 어머니 통일되도록 오래오래 사세요.
⊙기자: 백살 노모와 칠순의 맏아들은 오늘 응어리졌던 회한을 쏟아냈습니다.
KBS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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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살 노모 눈물
    • 입력 2000-11-3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이번 상봉에서 남북을 통틀어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100살의 어머니와 75살 아들의 만남이었습니다. 남측 평양 방문단의 최고령자인 유두희 할머니 모자의 감격적인 상봉 순간을 이웅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휠체어를 타고 온 어머니, 벌떡 일어선 아들 사이에는 일순 긴장감이 감돕니다. ⊙신동길(북측 상봉단): 어머니, 어머니 나 모르겠어요.? 나 신동길이요, 동길이. ⊙기자: 그래도 어머니는 눈을 뜨지 못 합니다. 50년 참았던 오열만 터져나옵니다. 모자를 벗겨드리며 어머니 얼굴을 다시 한 번 눈에 새깁니다. 아들의 코 끝에는 눈물이 맺힙니다. ⊙며느리: 어머니 울지 마셔요. 오시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어요. 저 며느리입니다. 얼마나 마음고생하며 살았습니까? ⊙기자: 맏며느리의 첫 인사에 겨우 눈을 뜨고 칠순 아들과 며느리를 살펴봅니다. 죽었다며 제사를 지내온 아들입니다. ⊙신동길: 저 동길이여, 동길이. ⊙기자: 겨우 입을 연 유 할머니는 핏줄부터 확인합니다. ⊙유두희 할머니(100살): 아들 딸이 몇이나 돼? ⊙며느리: 아들 하나에 딸 둘입니다. ⊙기자: 100살 노인이라고 할 수 없는 총기에는 자식과 가족에 대한 애정이 배어 있습니다. ⊙유두희 할머니(100살): 우리는 아들 하나에 딸이 다섯이야. 다 대학 마치고 시집갔어. 막내가 대학 다니다 설 쇠면 졸업반이야. ⊙기자: 잠시 잊었다는 듯 아들, 며느리가 극진한 큰절을 올립니다. ⊙신동길: 한 백살 살아요. 통일돼서 같이 살게요. ⊙며느리: 어머니 통일되도록 오래오래 사세요. ⊙기자: 백살 노모와 칠순의 맏아들은 오늘 응어리졌던 회한을 쏟아냈습니다. KBS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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