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걸린 길

⊙앵커: 고르지 못 한 날씨 때문에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서 서울을 출발한 남측의 평양 방문단은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상봉장이자 숙소인 고려호텔에 도착했습니다.
50년이 걸린 방북길을 김한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출발 시간을 훨씬 넘겼지만 평양행 비행기가 이륙하자 남측 방문단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감돌았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바라본 창밖의 고향은 아른하기만 합니다.
순안공항의 착륙을 앞두고 기장과 관제탑에 오가는 우리 말 대화는 50년간 단절됐던 평양이 아닌 듯 너무나 가깝게만 느껴졌습니다.
⊙인터뷰: 안녕하세요? 한국말로 하겠습니다.
대한항공 기장입니다. 곧 평양도착 시간은 1시 45분입니다. 안개로 인해 좀 늦었습니다.
⊙기자: 오후 2시, 흐린 겨울 날씨가 맞이하는 공항에 내려오자 화동의 낭랑한 목소리가 이곳이 평양임을 알게 합니다.
⊙인터뷰: 평양에 오신 선생님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기자: 봉두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는 간단한 말로 입국인사를 대신 했습니다.
⊙봉두완(한적 부총재): 북한에 있는 우리 형제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걸 적십자사 창구를 일원화해 가지고 앞으로 많은 화해와...
⊙기자: 8대의 승용차와 7대의 버스에 나눠 탄 남측 방문단은 초겨울 평양 거리를 달려 고려호텔에 닿았습니다.
⊙인터뷰: 앞으로 꼭 통일을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저로서도 납니다.
⊙기자: 불과 1시간의 비행길을 오는데 50년이 걸린 이산가족들.
잠시 후면 만날 그리운 가족들의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렙니다.
KBS뉴스 김한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