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뒷자리, 맬 수 없는 ‘안전벨트’

입력 2007.07.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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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택시 뒷자리에서 안전띠를 맨적 있습니까? 조사해보니 시트 깊숙이 숨겨놓은 택시들이 많았습니다.

안전띠를 매고 싶어도 맬 수 없는 택시 뒷자리, 안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입니다.

택시 안을 봤습니다.

10대에 서너대 꼴로 뒷자리에 안전띠 잠금 장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선숙(서울 포이동) : "뒷좌석에는 안 매고 앞좌석은 꼭 매고요. (위험하다는 생각은?) 위험하긴 한데요. 매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렇다면 뒷자리 안전띠를 안 매고 사고가 났을 때 받는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장애물 충돌 실험 장면입니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뒷자리 마네킹이 앞자리 마네킹과 부딪치는 순간, 신체 일부가 심하게 손상됩니다.

실제 사고가 났을 때 앞자리 못지않게 뒷자리 승객의 인명피해는 심각합니다.

지난 달 28일과 지난 3월에는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 택시 뒷자리에 타고 있던 승객이 차 밖으로 튕겨나가 숨졌습니다.

그렇다면 택시 운전기사들은 왜 안전띠 잠금장치를 숨겨놓을까?

현행법상 시내 도로에서는 뒷자리 승객에게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는 게 첫 이유.

승객들이 귀찮아하는 점도 큰 이유입니다.

<녹취> 택시 운전기사 : "내놔도 손님들이 매질 않아요. 꺼내놓으면 타시는 분들이 걸리적거린다고 집어넣으시는 경우도 있고..."

일부 택시들은 뒷좌석을 카시트로 이렇게 모두 덮어버려 안전띠를 아예 맬 수조차 없습니다.

숨겨진 안전띠 잠금장치를 찾아봤습니다.

아예 좌석 밑에 들어가 꺼낼 수조차 없게 돼있습니다.

<녹취> 택시 운전기사 : "한 번씩 뒷좌석 시트를 갈고 그러다보니까 한 번씩 떼 내고 그럴 때 들어가고..."

일반 도로에서도 뒷자리 안전띠를 착용해야만 하는 다른 나라와 사망자 수를 비교했습니다.

자동차 만대 사망자 수가 프랑스 1.5, 독일 1.1, 스웨덴 0.9인 반면 우리나라는 3.5에 이릅니다.

앞자리 안전띠 착용률은 별 차이가 없지만 뒷자리 착용률 차이에서 빚어진 결과입니다.

<인터뷰> 이의용(과장/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 "자동차 승차자 중 사상자의 경우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시 43.1%의 사망자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피하고 숨겨버린 택시 뒷자리 안전띠, 설마 괜찮겠지하는 무관심이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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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뒷자리, 맬 수 없는 ‘안전벨트’
    • 입력 2007-07-03 21:20:41
    뉴스 9
<앵커 멘트> 택시 뒷자리에서 안전띠를 맨적 있습니까? 조사해보니 시트 깊숙이 숨겨놓은 택시들이 많았습니다. 안전띠를 매고 싶어도 맬 수 없는 택시 뒷자리, 안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역 앞 택시 승강장입니다. 택시 안을 봤습니다. 10대에 서너대 꼴로 뒷자리에 안전띠 잠금 장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윤선숙(서울 포이동) : "뒷좌석에는 안 매고 앞좌석은 꼭 매고요. (위험하다는 생각은?) 위험하긴 한데요. 매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렇다면 뒷자리 안전띠를 안 매고 사고가 났을 때 받는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장애물 충돌 실험 장면입니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뒷자리 마네킹이 앞자리 마네킹과 부딪치는 순간, 신체 일부가 심하게 손상됩니다. 실제 사고가 났을 때 앞자리 못지않게 뒷자리 승객의 인명피해는 심각합니다. 지난 달 28일과 지난 3월에는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 택시 뒷자리에 타고 있던 승객이 차 밖으로 튕겨나가 숨졌습니다. 그렇다면 택시 운전기사들은 왜 안전띠 잠금장치를 숨겨놓을까? 현행법상 시내 도로에서는 뒷자리 승객에게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는 게 첫 이유. 승객들이 귀찮아하는 점도 큰 이유입니다. <녹취> 택시 운전기사 : "내놔도 손님들이 매질 않아요. 꺼내놓으면 타시는 분들이 걸리적거린다고 집어넣으시는 경우도 있고..." 일부 택시들은 뒷좌석을 카시트로 이렇게 모두 덮어버려 안전띠를 아예 맬 수조차 없습니다. 숨겨진 안전띠 잠금장치를 찾아봤습니다. 아예 좌석 밑에 들어가 꺼낼 수조차 없게 돼있습니다. <녹취> 택시 운전기사 : "한 번씩 뒷좌석 시트를 갈고 그러다보니까 한 번씩 떼 내고 그럴 때 들어가고..." 일반 도로에서도 뒷자리 안전띠를 착용해야만 하는 다른 나라와 사망자 수를 비교했습니다. 자동차 만대 사망자 수가 프랑스 1.5, 독일 1.1, 스웨덴 0.9인 반면 우리나라는 3.5에 이릅니다. 앞자리 안전띠 착용률은 별 차이가 없지만 뒷자리 착용률 차이에서 빚어진 결과입니다. <인터뷰> 이의용(과장/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 "자동차 승차자 중 사상자의 경우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시 43.1%의 사망자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귀찮다는 이유로 피하고 숨겨버린 택시 뒷자리 안전띠, 설마 괜찮겠지하는 무관심이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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