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국제금융센터’ 빈껍데기 될 처지

입력 2007.08.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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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지어지고 있는 국제금융센터가 착공 당시 서울시의 대대적인 홍보와는 달리 빈껍데기가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AIG는 아시아 본부 이전에 합의한 계약은 없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박태서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의도 서울 국제금융센터. 대지 3만 3천 평방미터에 연면적 45만 제곱미터, 최고 54층짜리 등 네 개 동이 들어설 매머드 단지의 터파기공사가 한창입니다.

땅주인인 서울시는 2005년 미국의 금융그룹인 AIG과 사업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해 6월엔 기공식도 열렸습니다.

<녹취> 이명박 전 시장(당시 기공식 연설): "국제금융센터가 서울이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로 거듭나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전 시장은 지난해 3월 일본의 AIG 아시아본부를 옮겨오기로 AIG와 합의했다’, ‘AIG와 이면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AIG그룹 회장이 아시아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편지에서 그렇게 약속했다는 겁니다.

<녹취> 당시 서울시 관계자: "(이명박 시장이)기자들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렇게 말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2004년 5월 당시 AIG 회장은 문제의 편지에서 아시아 본부의 서울 이전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 언급은 피한 채 '서울을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는데 노력하겠다’,'AIG 주요 금융부문을 배치시킬 수도 있다'라고만 했습니다.

뉴욕의 AIG그룹 본사에 직접 물었습니다.

<전화 녹취> 뉴욕 AIG그룹 대변인: (AIG가 아시아본사를 서울로 옮긴다던데요?) "누가 그러던가요,그건 오보입니다.사실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른바 이면계약은 있을까?

KBS에 대한 AIG의 공식답변섭니다.

아시아본부 이전은 계약내용에 없다,

또 공식계약 말고 다른 계약도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특히 이 대목, ‘AIG 부동산투자‘ 한국사무소가 국제금융센터에 들어간다는 대목이 주목됩니다.

그룹 아시아본부는 오지 않고 자회사인 부동산회사, 그것도 한국지사가 입주한다는 얘깁니다.

서울시는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녹취> 김병일(서울시 경쟁력본부장): "아직까지 들은 바 없습니다.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계약규정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계약과정에서 서울시는 AIG측에 아시아본부 이전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결국 이를 계약서에 넣는데 실패했습니다.

<녹취> 당시 AIG 관계자: "구두약속은 약속이 아니죠, 계약서에 들어가 있지 않으면 계약사항이 아니라고 봐요"

그런가 하면 국제금융기관 대신 국민은행이 대거 입주할 계획도 진행됐습니다.

국민은행은 AIG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업무용 빌딩 가운데 제일 큰 54층짜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전체 업무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녹취> 국민은행 관계자: "양해각서 체결?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본점으로 하나를 모으자면 우린 4만평 정도가 필요합니다"

이 계약은 성사될 뻔 했지만 서울시 고위층에서 제동을 걸었습니다.

<녹취> 서울시 모 국장: "다 퍼주기 할 꺼냐, 계약서를 다시 쓰더라도 원래 계약취지대로 제대로 하라고..." (누가요?) "오 세훈 시장이 그랬죠"

서울시는 다시 AIG측에 글로벌 금융기관의 아시아본부 유치계획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도쿄와 홍콩 등의 아시아본부를 서울로 옮기겠다는 글로벌 금융사는 없다고 합니다.

<녹취> 외국계 금융사 한국지사장: "지역본부 이전은 중장기 프로젝트로 가야하는데 당장 그렇게 하겠다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형준 이명박 전 시장 대변인은 당시 AIG 측과 상당한 합의를 하고 구두 약속을 받았다,하지만 지난해 AIG 회장이 바뀌면서 모든 게 없었던 얘기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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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국제금융센터’ 빈껍데기 될 처지
    • 입력 2007-08-09 21: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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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지어지고 있는 국제금융센터가 착공 당시 서울시의 대대적인 홍보와는 달리 빈껍데기가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AIG는 아시아 본부 이전에 합의한 계약은 없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박태서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의도 서울 국제금융센터. 대지 3만 3천 평방미터에 연면적 45만 제곱미터, 최고 54층짜리 등 네 개 동이 들어설 매머드 단지의 터파기공사가 한창입니다. 땅주인인 서울시는 2005년 미국의 금융그룹인 AIG과 사업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해 6월엔 기공식도 열렸습니다. <녹취> 이명박 전 시장(당시 기공식 연설): "국제금융센터가 서울이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로 거듭나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전 시장은 지난해 3월 일본의 AIG 아시아본부를 옮겨오기로 AIG와 합의했다’, ‘AIG와 이면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AIG그룹 회장이 아시아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편지에서 그렇게 약속했다는 겁니다. <녹취> 당시 서울시 관계자: "(이명박 시장이)기자들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렇게 말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2004년 5월 당시 AIG 회장은 문제의 편지에서 아시아 본부의 서울 이전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체적 언급은 피한 채 '서울을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는데 노력하겠다’,'AIG 주요 금융부문을 배치시킬 수도 있다'라고만 했습니다. 뉴욕의 AIG그룹 본사에 직접 물었습니다. <전화 녹취> 뉴욕 AIG그룹 대변인: (AIG가 아시아본사를 서울로 옮긴다던데요?) "누가 그러던가요,그건 오보입니다.사실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른바 이면계약은 있을까? KBS에 대한 AIG의 공식답변섭니다. 아시아본부 이전은 계약내용에 없다, 또 공식계약 말고 다른 계약도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특히 이 대목, ‘AIG 부동산투자‘ 한국사무소가 국제금융센터에 들어간다는 대목이 주목됩니다. 그룹 아시아본부는 오지 않고 자회사인 부동산회사, 그것도 한국지사가 입주한다는 얘깁니다. 서울시는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녹취> 김병일(서울시 경쟁력본부장): "아직까지 들은 바 없습니다.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계약규정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계약과정에서 서울시는 AIG측에 아시아본부 이전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결국 이를 계약서에 넣는데 실패했습니다. <녹취> 당시 AIG 관계자: "구두약속은 약속이 아니죠, 계약서에 들어가 있지 않으면 계약사항이 아니라고 봐요" 그런가 하면 국제금융기관 대신 국민은행이 대거 입주할 계획도 진행됐습니다. 국민은행은 AIG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업무용 빌딩 가운데 제일 큰 54층짜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전체 업무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녹취> 국민은행 관계자: "양해각서 체결?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본점으로 하나를 모으자면 우린 4만평 정도가 필요합니다" 이 계약은 성사될 뻔 했지만 서울시 고위층에서 제동을 걸었습니다. <녹취> 서울시 모 국장: "다 퍼주기 할 꺼냐, 계약서를 다시 쓰더라도 원래 계약취지대로 제대로 하라고..." (누가요?) "오 세훈 시장이 그랬죠" 서울시는 다시 AIG측에 글로벌 금융기관의 아시아본부 유치계획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도쿄와 홍콩 등의 아시아본부를 서울로 옮기겠다는 글로벌 금융사는 없다고 합니다. <녹취> 외국계 금융사 한국지사장: "지역본부 이전은 중장기 프로젝트로 가야하는데 당장 그렇게 하겠다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형준 이명박 전 시장 대변인은 당시 AIG 측과 상당한 합의를 하고 구두 약속을 받았다,하지만 지난해 AIG 회장이 바뀌면서 모든 게 없었던 얘기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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