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되면 되풀이 되는 조계종 권력 다툼, 왜?

입력 2007.08.3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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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정아씨의 가짜 학위 파문이나 제주도 관음사 충돌 사건, 또 백담사 주지의 거액 횡령의혹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불미스런 사건의 중심엔 우리 불교계,조계종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라는 가르침은 어디로 가고 왜 이렇게 권력과 소유에 집착하며 싸우고 있을까요?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빚어지던 폭력사태, 이젠 지역 주지스님 선출까지 폭력이 난무합니다.

주지선출에 개입하는 조계종 총무원에 지역교구가 반발했고, 불자까지 가세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인터뷰> 시몽(주지 대행/28일) : "오늘 참 할 말이 없어요, 도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주지 선거에 이처럼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권한이 막강하다는 증거, 지난 24 일에 제기된 백담사 횡령 의혹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당시 언론사에 제보된 백담사의 통장 입출금 내역을 보면, 수억 원에 이르는 돈이 현금으로 입출금됩니다.

때문에 이 돈의 행방은 주지 스님과 그 측근만이 알 뿐입니다.

<인터뷰> 박광서(참여불교 공동대표) : "그 무소유와 책임, 이것이 뒤바뀌어서 무자가 뒤로 가서 붙은 거죠. 그래서 소유하고 사회에 무책임하면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거죠."

선거를 둘러싼 권력 다툼은 불교 내에 계파가 많다는 사실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출가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승을 모셔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인맥 중심의 모임이 형성됩니다.

현재 조계종에는 무량회와 무차회, 화엄회, 보림회와 금강회 등의 종책 모임이 있습니다.

의회에 해당하는 중앙종회에서 이 종책모임들이 여야로 나뉘어 경쟁하는 구도를 이루게 됩니다.

학력위조의 신정아씨 사건도 동국대라는 불교재단에서 빚어진 종책들의 견제 과정에서 비리가 밖으로 알려지게된 것입니다.

조계종 내부에서는 여권 세력이면서도 동국대 재단 내에서는 소수였던 종책모임이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현실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권력의 이전투구에 매몰되고 맙니다.

<인터뷰> 윤원철(종교학 교수) : "보다 성숙하고 정말 종교 본령의 자세를 보여주면서 자정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일 수 있다."

물론 다른 종교들도 모두 비슷한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소유 정신과 공수래 공수거를 강조하는 불교이기에 일반인들의 질타는 더 따가울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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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되면 되풀이 되는 조계종 권력 다툼, 왜?
    • 입력 2007-08-31 21:33:49
    뉴스 9
<앵커 멘트> 신정아씨의 가짜 학위 파문이나 제주도 관음사 충돌 사건, 또 백담사 주지의 거액 횡령의혹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불미스런 사건의 중심엔 우리 불교계,조계종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라는 가르침은 어디로 가고 왜 이렇게 권력과 소유에 집착하며 싸우고 있을까요? 박석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빚어지던 폭력사태, 이젠 지역 주지스님 선출까지 폭력이 난무합니다. 주지선출에 개입하는 조계종 총무원에 지역교구가 반발했고, 불자까지 가세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인터뷰> 시몽(주지 대행/28일) : "오늘 참 할 말이 없어요, 도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주지 선거에 이처럼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권한이 막강하다는 증거, 지난 24 일에 제기된 백담사 횡령 의혹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당시 언론사에 제보된 백담사의 통장 입출금 내역을 보면, 수억 원에 이르는 돈이 현금으로 입출금됩니다. 때문에 이 돈의 행방은 주지 스님과 그 측근만이 알 뿐입니다. <인터뷰> 박광서(참여불교 공동대표) : "그 무소유와 책임, 이것이 뒤바뀌어서 무자가 뒤로 가서 붙은 거죠. 그래서 소유하고 사회에 무책임하면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거죠." 선거를 둘러싼 권력 다툼은 불교 내에 계파가 많다는 사실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출가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승을 모셔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인맥 중심의 모임이 형성됩니다. 현재 조계종에는 무량회와 무차회, 화엄회, 보림회와 금강회 등의 종책 모임이 있습니다. 의회에 해당하는 중앙종회에서 이 종책모임들이 여야로 나뉘어 경쟁하는 구도를 이루게 됩니다. 학력위조의 신정아씨 사건도 동국대라는 불교재단에서 빚어진 종책들의 견제 과정에서 비리가 밖으로 알려지게된 것입니다. 조계종 내부에서는 여권 세력이면서도 동국대 재단 내에서는 소수였던 종책모임이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현실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권력의 이전투구에 매몰되고 맙니다. <인터뷰> 윤원철(종교학 교수) : "보다 성숙하고 정말 종교 본령의 자세를 보여주면서 자정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종교가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일 수 있다." 물론 다른 종교들도 모두 비슷한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소유 정신과 공수래 공수거를 강조하는 불교이기에 일반인들의 질타는 더 따가울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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