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1234>밀렵동물 세탁

입력 2000.12.1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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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지난해 규제완화 차원에서 야생동물 사육에 대한 허가제를 폐지했습니다.
그런데 밀렵꾼들은 이러한 규제완화를 악용해서 밀렵한 야생동물들을 잠시 농장에 가두고 사육한 것처럼 위장해서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천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옥천의 한 사슴농장입니다.
그러나 농장 뒤편 우리에는 덫에 걸려 한 쪽 다리가 잘려나간 노루 한 쌍이 갇혀 있습니다.
창고 안에서는 방금 도살한 듯한 멧돼지도 발견됐습니다.
역시 발목에는 쇠줄 올무에 걸린 상처가 선명합니다.
⊙밀렵단속반: 오늘 도살한 것이 틀림없어요.
숙성시키려고 물에 담가 놓은 겁니다.
⊙기자: 올무와 덫 등 밀렵도구도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겉으로는 사슴농장이지만 실제로는 밀렵한 야생동물들을 일정기간 기른 뒤 내다 파는 이른바 세탁을 해 온 것입니다.
⊙인근 사슴농장 주인: 일부 농장에서 야생동물을 잡아 건강원이나 식당에 파는 일이 많습니다.
⊙기자: 멧돼지 사육농장입니다.
이곳에서도 밀렵된 듯한 야생 고라니가 눈에 띕니다.
⊙멧돼지농장 주인: 식당에서 (야생동물을)찾는 전화가 자주 와요.
⊙기자: 이처럼 밀렵한 야생동물을 사육한 것처럼 속여 파는 세탁 수법이 생겨난 것은 지난해 야생동물 사육허가제가 폐지되면서부터입니다.
⊙고명길(야생동물보호협회 단양지부장): 밀렵해 가지고 와서 이 사람들한테 판단 말이죠.
팔면 여기에 일단 사육하는 데 갖다 놓으면 야생동물도 여기서 사육한 걸로 둔갑이 돼서...
⊙기자: 이럴 경우 야생동물을 먹는 사람을 처벌하기로 한 규정도 유명무실해집니다.
⊙윤길중(경장/옥천경찰서 형사계): 야생동물을 먹은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 실제 야생동물이라는 것을 입증할 방법이 어렵습니다.
⊙기자: 법의 맹점을 악용한 밀렵꾼들의 신종 수법에 야생동물들의 수난은 끝이 없습니다.
KBS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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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1234>밀렵동물 세탁
    • 입력 2000-12-1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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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지난해 규제완화 차원에서 야생동물 사육에 대한 허가제를 폐지했습니다. 그런데 밀렵꾼들은 이러한 규제완화를 악용해서 밀렵한 야생동물들을 잠시 농장에 가두고 사육한 것처럼 위장해서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천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옥천의 한 사슴농장입니다. 그러나 농장 뒤편 우리에는 덫에 걸려 한 쪽 다리가 잘려나간 노루 한 쌍이 갇혀 있습니다. 창고 안에서는 방금 도살한 듯한 멧돼지도 발견됐습니다. 역시 발목에는 쇠줄 올무에 걸린 상처가 선명합니다. ⊙밀렵단속반: 오늘 도살한 것이 틀림없어요. 숙성시키려고 물에 담가 놓은 겁니다. ⊙기자: 올무와 덫 등 밀렵도구도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겉으로는 사슴농장이지만 실제로는 밀렵한 야생동물들을 일정기간 기른 뒤 내다 파는 이른바 세탁을 해 온 것입니다. ⊙인근 사슴농장 주인: 일부 농장에서 야생동물을 잡아 건강원이나 식당에 파는 일이 많습니다. ⊙기자: 멧돼지 사육농장입니다. 이곳에서도 밀렵된 듯한 야생 고라니가 눈에 띕니다. ⊙멧돼지농장 주인: 식당에서 (야생동물을)찾는 전화가 자주 와요. ⊙기자: 이처럼 밀렵한 야생동물을 사육한 것처럼 속여 파는 세탁 수법이 생겨난 것은 지난해 야생동물 사육허가제가 폐지되면서부터입니다. ⊙고명길(야생동물보호협회 단양지부장): 밀렵해 가지고 와서 이 사람들한테 판단 말이죠. 팔면 여기에 일단 사육하는 데 갖다 놓으면 야생동물도 여기서 사육한 걸로 둔갑이 돼서... ⊙기자: 이럴 경우 야생동물을 먹는 사람을 처벌하기로 한 규정도 유명무실해집니다. ⊙윤길중(경장/옥천경찰서 형사계): 야생동물을 먹은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 실제 야생동물이라는 것을 입증할 방법이 어렵습니다. ⊙기자: 법의 맹점을 악용한 밀렵꾼들의 신종 수법에 야생동물들의 수난은 끝이 없습니다. KBS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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