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의 일생

입력 2000.12.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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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영양군과 울진군에 걸쳐 있는 왕피천에서 은어의 산란과 성장,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모습이 처음으로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동해에서 하천으로 올라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는 은어의 일생, 정인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바다에서 올라온 은어들이 먹이를 찾아 강 상류로의 멀고도 험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사람도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거센 물살을 헤치며 필사적으로 수중보를 통과하지만 기다리고 있던 검은댕기 해오라기가 튀어오른 은어를 단숨에 낚아챕니다.
66km의 하천을 거슬러 오르는 동안 은어는 주로 새들로부터 수난을 당합니다.
긴 부리를 가진 백로, 몸집이 작은 물총새까지 은어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힘겹게 도착한 강 상류, 이번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로 밤에 사냥을 나서는 수달은 지천에 널려 있는 은어 사냥에 마냥 신이 났습니다.
최후까지 살아남은 은어는 최대 25cm까지 몸을 불리고 가을에는 산란에 들어갑니다.
한 마리가 최대 3만개까지 알을 낳지만 80% 정도는 다른 물고기들이 먹어치웁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산란에 혼신의 힘을 다했던 은어는 임무를 마쳤다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음을 맞이합니다.
왕피천 하류 바닥은 죽은 은어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어미의 죽음과 동시에 태어난 새 생명은 바다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다시 이곳 왕피천을 찾습니다.
KBS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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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어의 일생
    • 입력 2000-12-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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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영양군과 울진군에 걸쳐 있는 왕피천에서 은어의 산란과 성장,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모습이 처음으로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동해에서 하천으로 올라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는 은어의 일생, 정인성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바다에서 올라온 은어들이 먹이를 찾아 강 상류로의 멀고도 험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사람도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거센 물살을 헤치며 필사적으로 수중보를 통과하지만 기다리고 있던 검은댕기 해오라기가 튀어오른 은어를 단숨에 낚아챕니다. 66km의 하천을 거슬러 오르는 동안 은어는 주로 새들로부터 수난을 당합니다. 긴 부리를 가진 백로, 몸집이 작은 물총새까지 은어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힘겹게 도착한 강 상류, 이번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로 밤에 사냥을 나서는 수달은 지천에 널려 있는 은어 사냥에 마냥 신이 났습니다. 최후까지 살아남은 은어는 최대 25cm까지 몸을 불리고 가을에는 산란에 들어갑니다. 한 마리가 최대 3만개까지 알을 낳지만 80% 정도는 다른 물고기들이 먹어치웁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산란에 혼신의 힘을 다했던 은어는 임무를 마쳤다는 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음을 맞이합니다. 왕피천 하류 바닥은 죽은 은어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어미의 죽음과 동시에 태어난 새 생명은 바다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다시 이곳 왕피천을 찾습니다. KBS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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