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쫓기는 노숙인 진료소

입력 2007.10.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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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가 돌봐야 할 빈곤층은 이들뿐이겠습니까? 오늘도 서울역앞 무료 진료소는 갈 곳없는 노숙인들로 북적였습니다.
손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7년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김모씨.

몸이 아플 때마다 앞이 막막합니다.

<녹취>김OO(노숙인): "약국 가서 대충 약 먹고 참든가. 그나마도 돈이 없으면 그냥 참는 거죠."

노숙인이 치료받을 수 있는 곳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식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장수미(노숙인다시서기센터 진료소 팀장): "주민등록도 말소되시고 의료 보험 같은 경우에도 체납돼서 실질적으로 사용하실 수 없고."

그래서 한 복지재단에서 6년 전 마련한 무료 진료소에는 늘 노숙인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지난해 이용자 수만 2만 여명.

그러나 이곳마저 자리를 뺏길 처지에 놓였습니다.



서울역 주변 교차로 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료소 터가 도로로 정비될 지역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진료소는 옮길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태도가 문제였습니다.

코앞까지 공사가 진행될 동안 진료소와 한차례 협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용기(서울시 자활정책팀장): "나중에 교통관련 부서에서 협의를 한다고 연락이 왔기 때문에 그때 만날 것이다."

노숙인 사망률은 인구 천명당 15.7명. 한국인 평균 사망률보다 3배나 높습니다.

기댈 곳 없었던 노숙인들이 그나마 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무료 시설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합니다.

새 터 후보지 역시 가건물이어서 무료 진료소가 옮겨진다 해도 언제 또다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한 신세입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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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쫓기는 노숙인 진료소
    • 입력 2007-10-17 21: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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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가 돌봐야 할 빈곤층은 이들뿐이겠습니까? 오늘도 서울역앞 무료 진료소는 갈 곳없는 노숙인들로 북적였습니다. 손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7년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김모씨. 몸이 아플 때마다 앞이 막막합니다. <녹취>김OO(노숙인): "약국 가서 대충 약 먹고 참든가. 그나마도 돈이 없으면 그냥 참는 거죠." 노숙인이 치료받을 수 있는 곳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식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장수미(노숙인다시서기센터 진료소 팀장): "주민등록도 말소되시고 의료 보험 같은 경우에도 체납돼서 실질적으로 사용하실 수 없고." 그래서 한 복지재단에서 6년 전 마련한 무료 진료소에는 늘 노숙인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지난해 이용자 수만 2만 여명. 그러나 이곳마저 자리를 뺏길 처지에 놓였습니다. 서울역 주변 교차로 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료소 터가 도로로 정비될 지역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진료소는 옮길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태도가 문제였습니다. 코앞까지 공사가 진행될 동안 진료소와 한차례 협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용기(서울시 자활정책팀장): "나중에 교통관련 부서에서 협의를 한다고 연락이 왔기 때문에 그때 만날 것이다." 노숙인 사망률은 인구 천명당 15.7명. 한국인 평균 사망률보다 3배나 높습니다. 기댈 곳 없었던 노숙인들이 그나마 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무료 시설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합니다. 새 터 후보지 역시 가건물이어서 무료 진료소가 옮겨진다 해도 언제 또다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한 신세입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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