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 동유럽 MD, 쿠바 미사일 위기와 유사”

<앵커 멘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지대인 동유럽에 미사일 방어망, MD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구상은 지난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와 유사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이춘구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체코와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망, MD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계획은 '1960년대에 벌어진 것과 유사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푸틴 대통령이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연합, EU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것은 옛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해 미사일 위기를 촉발시켰던 때와 유사한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볼 때 상황이 매우 비슷하고 러시아 국경에서 그러한 위협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푸틴(러시아 대통령): "과거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한 것이 큰 위기를 촉발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그 당시와 매우 유사합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냉전 이후 진전돼 왔기 때문에 현재 긴장의 강도는 쿠바 미사일 위기 때보다는 훨씬 낮다'고 시사했습니다.

또 '미국의 MD 구상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에 미국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과의 우정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에 조만간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가입 조건이 러시아가 수용 가능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3선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지 않을 것이지만 선거 이후 무엇을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이춘구입니다.